신공항 규모보다 소음대책이 우선
신공항 규모보다 소음대책이 우선
  • 박준언
  • 승인 2017.02.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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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기자
박준언기자

지난 2011년 2월의 일이다. 당시 김해시 출입기자로 발령받아 시청에 들어섰을 때 강한 인상을 받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머리 위로 지나는 항공기가 내뿜는 굉음이다. 그 소음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김해공항과 불과 5km도 떨어지는 않은 시청 위로는 하루 종일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4분에 한 대꼴이다. 군용기는 비행금지 시간(오전 12시~새벽 5시) 적용을 받지 않아 새벽에도 이륙하기 일쑤다. 안타까운 것은 김해시민들은 이러한 소음에 오랜 세월 노출돼 있지만, 적절한 보상이나 대책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기자가 느낀 소음의 심각성을 기사를 통해 공론화하고, 여기다 김해신공항 발표가 나자 시는 TF팀을 구성하는 등 대응책에 나섰다. 정부의 계획대로 신공항이 들어서면 김해는 소음도시로 전락하고 만다. 연간 30만대의 항공기가 1~2분에 한 대씩 김해시민 머리 위로 지나게 된다면 그야말로 소음 재앙이 닥치는 것이다.

얼마 전 김해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김해공항과 인접한 탓에 심각한 소음에 노출된 분도마을 주민들이 다른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항공기 소음을 체험케하는 행사였다. 참가한 주민들은 한결같이 우려를 나타냈다. 신공항이 들어서면 바로 자신들이 겪어야 할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김해신공항을 축소해 건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전이 확정된 대구공항을 사실상 영남권 신공항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태도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김해시민 입장에서는 김해신공항 규모보다 소음대책이 더 절실하다. 김해신공항을 계획대로 건설하든 축소하든 지켜볼 일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김해시민이 겪고 있는 항공기 소음대책은 반드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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