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올바른 감정의 처리는 자신과의 싸움
[월요단상] 올바른 감정의 처리는 자신과의 싸움
  • 경남일보
  • 승인 2017.01.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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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인간의 마음은 섬세하면서도 그 심리 또한 예리하고 민감하다고 봐야 한다. 신경을 조금만 건드려도 마음의 안온함을 잃을 때도 있지만, 그러나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을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건 인간의 섬세함이 뛰어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옛말에 지성은 닦을수록 감정의 기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진실도 있지만, 짐작하건대 정신의 기능이 발달한 사람은 감정 처리에 익숙하리라 생각된다.

판단의 체계가 뛰어난 사람은 감정이 섬세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러나 감정을 가슴 속에 감추어 두고 겉으로 나타내지 않는 억제력에 있어서는 아마도 발달한 지성이 감정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누구의 마음이든 그 마음 안에 지성과 감정이 서로 따로따로 떨어져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지성과 감정은 같은 한마음의 두 측면일 뿐이며, 지성의 발달이 감정의 활동을 억누르기보다는 지성의 발달과 감정의 발달이 보조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이 예민한 사람은 대부분 지식의 레벨이 높다고 보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현실이 아닐까 한다. 어려워져 가고 있는 인간관계 역시도 높은 수준에 감정이 예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이라면 언제 어디서고 서로가 만나게 되는 것이 오늘의 사회생활이기도 하다.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예민한 신경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만 잘못 부딪쳐도 서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서로 믿고 의지하지 못한데서 오해까지 가세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서로 간에 거리감이 멀어진다는 건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다는 것은 몸이 안 좋은 것보다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심신은 구조가 세밀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 돼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몸이 불편할 때는 잠시 동안 피로를 풀면 되겠지만, 마음이 불편할 땐 좋은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어떠한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좋은 감정을 갖도록 몸과 마음을 단련해 좋은 품성이나 지혜를 갖도록 해야 한다.

별것 아닌 일로 화를 내거나 남과 다투는 사람은 지성의 발달이 부족하기도 하고, 언행이 좋고 감정의 동요가 적은 사람은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향기를 풍기며 지성의 깊이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혜롭게 행동하기보다는 안으로 향한 자신과의 싸움을 소홀히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지성이 필요한 건 두말할 것도 없지만, 감정을 올바르게 처리하기 위해선 오직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자기만의 향기가 삶의 깊이와 넓이에서 풍겨 나오도록 해야 한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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