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수련과 좋은 일자리 찾기
문형준(진주동명고 교감)
[교단에서] 수련과 좋은 일자리 찾기
문형준(진주동명고 교감)
  • 경남일보
  • 승인 2017.02.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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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입학의 계절이라면 2월은 졸업의 계절이다. 근자에 졸업하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의 학과를 선택하는 기호가 많이 달라졌다. 의약학보건계열과 사범계학과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소위 취업이 잘된다는 전문대 특성학과의 지원 또한 두드러진다. 이는 괜찮은 직장을 구하려는 욕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나라가 어지럽고 세계가 혼란스럽다고들 하지만 개인의 가장 큰 고민은 밥벌이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20~30대의 확고한 소망 1위는 정규직 일자리를 갖는 것이라고 하고, 정치인들이 내건 공약엔 빠짐없이 일자리 창출이 제시된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의 2016년 ‘일자리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했다. 즉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니 앞으로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2016년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일자리 미스 매칭’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가면 양질의 노동력 수는 점점 감소하는 반면 양질의 일자리 수는 점점 증가할 것이라 한다. 이는 자신의 노력(수련)이 수반되고 의지가 강하면 얼마든지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반증이다.

연암 박지원의 ‘형언도필첩서(炯言桃筆帖序)’에 명창 학산수(鶴山守) 이야기가 나온다. ‘학산수는 나라를 통틀어 노래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었다. 산에 들어가서 노래를 익힐 때 한 곡조가 끝날 때마다 모래를 나막신에 던져 넣어 나막신이 가득 차야 비로소 돌아왔다’고 한다. 도대체 몇 곡이나 불러야 신발이 모래로 가득 찰까.

또한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중종의 사위인 여성군 송인(宋寅)의 여종 석개도 ‘나물 캐러 가서 노래 한 곡에 자갈 하나씩을 던져 넣다가 광주리가 차면 한 곡에 자갈 하나씩 꺼내기를 반복한 끝에 당대 최고의 명창이 되었다’고 했다. 이는 피나는 수련(노력)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화인데, 유몽인은 “아 천하의 일은 열심히 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어찌 석개의 노래만 그러하겠는가! 겁을 내어 굳은 마음을 세우지 못한다면 무슨 일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라고 마무리했다. 취업이 안 되는 사람은 물론 전문이 없는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겨볼 말이다.
 
문형준(진주동명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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