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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시대적 과제와 통합의 정치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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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8  17: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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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토인비가 말한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사는 그릇된 악습은 답습하면서 도저히 발전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매번 선거 때마다 폴리페서들의 줄서기는 어김없고 정치철새들이 판을 친다. 이합집산으로 분주하고 정치기술자들을 모셔가기 위한 쟁탈전도 여전하다. 대통령이 포함된 국정농단사건으로 ‘벚꽃대선’ 운운하고 있는 미증유의 상황에 고질병인 선거병이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분열과 갈등, 분노와 단죄, 심판, 혁신과 수구,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지역주의가 그것이다. 가장 지향해야 할 통합과 화해, 배려는 설 땅을 잃은지 오래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탄핵과 탄핵반대가 극명하게 갈려 분열과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갈등은 아스팔트를 정치무대로 바꿨고 가족과 친구, 연인사이를 갈라 놓는 분열로 치닫고 있다.

이 땅의 분열은 전적으로 정치의 책임이다. 동서가 갈린 것도 정치가 만들어낸 소산이고 세대간 갈등도 정치인들의 이해타산에 의한 계산된 정략에서 심화됐다. 홀대론을 내세워 지역감정을 부추긴 것도 정치인이고 ‘우리가 남이가’로 표 모으기에 지역을 이용한 것도 정치이다. 이 땅의 지성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중심을 잡아 평행저울이 되어 양심에 따라 거리낌없이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자 사회가 바라는 기대인데 권력에 줄서거나 강자를 편드는데 앞장서 제 역할을 기피했다. 정치가 어지러울 때, 사회가 불안할 때 역할해야 마땅하지만 침묵하거나 줄을 섰다. 정치가 이토록 발전하지 못한데는 지성의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대선을 앞두고 화합과 용서, 화해와 배려를 주창하는 후보자는 보이지 않는다. 의회주의자를 표방하면서 대화와 소통, 다수결의 원칙, 통합을 내세우는 후보도 보이지 않는다. 분열과 갈등, 단죄와 심판론, 지지기반의 홀대론만 난무할 뿐이다. 포퓰리즘이 판을 친다. 어느 정권도 부정부패와 무관하지 않은데도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이다. 분열주의가 집권하면 또다시 분열의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 뻔하고 집권 내내 반대세력은 정권의 정통성은 인정하지 않고 투쟁 일변도의 정치투쟁을 계속할 것이 뻔한데 분열주의가 한풀이가 되고 카타르시스가 되는 정치적 병리현상은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정치가 민주화를 걷고 있는 과정에서도 개선되지 않는 고질병이다.

우리의 정치는 분열과 심판론이 유권자들을 자극해 지지율이 오르는 양상이다. 특정지역, 계층, 세대를 겨냥한 정략적 공약에 일희일비하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취향 탓이다. 이번 대선도 과거의 그러한 선거양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치기술자들의 설 땅을 빼앗고 폴리페서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보고 감시해야 한다. 분리와 갈등을 주시하고 지역과 계층, 세대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모두를 아우르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통합을 말하고 시대적 과제에 집중하는 후보를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 의회를 존중하고 모든 사회적 갈등과 과제를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나가는 통합의 정치, 민주적 사고에 철저한 미래지향적 후보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그런 후보가 없다면 유권자들이 만들어나가야 한다. 유권자 혁명이 일어나야 하고 지성인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땅의 지성에는 언론도 당연히 포함된다. 과거 어느 때보다 고뇌하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회 전반적인 새로운 캠페인을 주창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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