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사이 저 일획의 말
“못 견디게 보고 싶다”는 그 말
That one stroke between the sky and the sea has a word.
-김왕노(시인)
여백의 충만함 앞에서 시인은 그리움의 간격을 목도하고 있다. 너를 향한 높고 더욱 깊어져만 가는 사무침 말이다. 그렇다. 우리 사이 추억이 없었다면 그리움을 지워나가는 시간이 이다지 길지는 않았을 터. 어느새 고독을 건너 외로움이란 섬에 갇힌 시인은 삶의 끝나지 않은 노래를 끝없이 불러보는 것이다.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부디 저 먼 곳에 가 닿아라. 닿거든 가느다란 소식이라도 바람에 실려 오기를.
위 작품은 디카시 운동 12주년을 맞아 계간 ‘디카詩’가 기획한 시리즈 디카시집(N0.1) 김왕노 시인의 ‘게릴라’에 수록돼 있다. 디카시란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순간 포착해 5행 이내의 문자로 재현하는 것이다. 시가 난해하다는 독자들과의 간격을 좁혀주는 즐거운 시 놀이문화로 지난해에는 개천예술제에서 제1회 디카시백일장이 개최되기도 했다./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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