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으로 봄 나들이 떠나요
하동으로 봄 나들이 떠나요
  • 최두열
  • 승인 2017.02.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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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3월)→벚꽃(4월)→배꽃→철쭉→꽃 양귀비(5월)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토지길·서산대사길 등 구축
겨우내 움츠렸던 봄꽃이 하동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2월 초순 ‘봄의 전령’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면서 ‘물길과 꽃길의 고장’ 하동은 5월까지 꽃 잔치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봄꽃의 향연이다. 매화를 시작으로 벚꽃, 배꽃, 철쭉, 양귀비 꽃 등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5월까지 하동 일대에 봄꽃의 향기가 그윽하게 채워지게 된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 사랑하는 이, 가족과 함께, 힐링여행으로 손색이 없는 하동으로 봄꽃 나들이를 떠나보자.

◇형형색색 봄꽃의 향연

섬진강변을 따라 매화가 절정을 이루는 3월 중순께 하동읍의 작은 산골마을에는 올해 처음으로 매화꽃 잔치가 열린다.

먹점마을회(대표 여태주)가 하동매실의 우수성과 명성을 알리고자 3월 24∼26일, 3일간 산골매실농원 일원에서 ‘섬진강 먹점골 매화꽃 나들이’를 마련한다.

섬진강변에 봄의 전령 매화가 꽃잎을 흩날리면 뒤이어 벚꽃이 상춘객을 맞는다. 청초한 매화가 고결한 선비정신을 상징한다면 벚꽃은 화려함의 결정체다.

특히 악양면 평사리공원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19번 국도와 지방도는 화려한 벚꽃 터널을 이뤄 장관을 연출하며, 화개동천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노라면 이곳이 바로 호리병 속의 별천지임을 실감케 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오른 십리벚꽃 길은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두 손을 잡고 걸으면 ‘사랑이 이뤄지고 백년해로 한다’고 해서 예로부터 ‘혼례길’이라 불린다.

벚꽃 개화기에는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조명이 불을 밝혀 환상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벚꽃이 질 무렵 하동읍 만지 배 밭 거리의 하얀 배꽃이 바통을 이어받아 청초한 자태를 뽐낸다.

이즈음 만지를 중심으로 화심리 일원의 배 과수원에는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아래서 관광객들이 카메라에 하얀 배꽃을 담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배꽃이 지고 나면 지리산 줄기의 악양면 형제봉이 연분홍빛 철쭉으로 물들고, 북천 코스모스·메밀꽃축제장에는 40㏊의 너른 들판이 빨강·분홍빛의 꽃 양귀비가 일렁인다.

그리고 꽃 양귀비 축제에 맞춰 경전선 폐선구간인 양보역∼북천역에 레이바이크가 본격 가동해 축제장의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관람객에게 색다른 모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산따라 강따라’ 트레킹 코스 조성

하동은 산따라 강따라 트레킹 코스도 곳곳에 조성돼 봄 햇살을 받으며 느긋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는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하동송림∼화개장터∼남도대교∼광양시 다압면 하천리∼신원리 40.4㎞(100리)로 연결된 이 길은 하동구간 20.9㎞에 12곳의 테마쉼터를 갖춘 트레킹 코스로, 광양구간 19.5㎞는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졌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와 더불어 하동을 대표하는 또 다른 트레킹 코스는 ‘박경리 토지길’.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무대를 배경으로 조성된 토지길은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와 연계돼 넋 놓고 어슬렁거리기에 제격이다.

평사리공원에서 시작되는 토지길은 무딤이들의 부부송∼동정호∼고소성∼최참판댁∼조씨고택∼취간림∼문암송∼악양천∼무딤이들∼섬진강변∼화개장터를 잇는 18㎞ 구간으로 이뤄졌다.

평사리공원에서 10여분을 걸어가면 부부송이 있는 무딤이들로 들어선다. 부부송은 들판 가운데 거대한 소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어 이름 지어졌다. ‘서희와 길상의 나무’라고도 하지만 그냥 ‘아내와 남편’을 지칭하는 소나무다.

무딤이들을 지나 박경리 선생이 생전에 가끔 찾았다는 한산사를 돌아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토지의 무대 토지마을과 최참판댁이 나온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2002년 지어진 최참판댁은 안채·행랑채·사랑채 등으로 구성돼 조선중기 전통한옥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와 토지길이 강따라 들따라 걷는 길이라며 서산대사길과 회남재 숲길은 산따라 걷는 길이다.

십대 중반에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을 유람하다 화개면 대성리의 원통암에서 스님의 설법을 듣다가 깨달은 바 있어 스물한 살 때 출가한 조선 중기의 고승 휴정 서산대사(1520∼1604)가 걸었다는 서산대사길.

호리병 속의 별천지 화개동천의 신흥마을을 출발해 의신마을을 거쳐 지리산에서도 오지 중에 오지로 꼽히는 원통암과 대성마을까지 비탈을 타고 꼬불꼬불 이어진 11㎞ 구간이다.

그리고 지리산 청학동과 슬로시티 악양면을 잇는 해발 740m의 회남재 숲길도 트레킹 코스로 그만이다.

‘회남(回南)재’는 경의사상을 생활 실천철학으로 삼은 조선시대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이 산청 덕산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중 악양이 명승지라는 말을 듣고 1560년경 이곳을 찾았다가 돌아갔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길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하동시장·화개장터를 연결하는 산업활동 통로이자 산청·함양 등 지리산 주변 주민들이 널이 이용하던 소통의 길이었으며, 지금은 주변의 뛰어난 풍광을 즐기며 등산과 걷기 동호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청정 자연산 먹거리 풍성

청정 지리산과 물 맑은 섬진강에서 나는 자연산 먹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한 곳이 별천지 하동이기도 하다.

시원한 국물 맛이 끝내주는 재첩국과 속살이 고소한 참게탕에다 상큼한 봄맛이 일품인 섬진강의 또 다른 명물 자연산 벚굴도 자랑거리다.

그 외에도 지리산에서 나는 싱싱한 봄나물로 만든 산채 비빔밥, 자연산 참게와 여러 가지 잡곡을 부드럽게 빻아 걸쭉하게 쑤어 먹는 참게 가리장, 솔잎 생균제를 먹여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솔잎한우, 청정 남해바다의 진객 녹차 참숭어도 맛 볼만하다.


최두열기자

 
봄의 전령 매화가 섬진강을 바라보며 활짝피어 있다.
하동읍 만지마을에 배꽃이 만발해 있다.
악양 형제봉에 핀 철쭉
화계골에 핀 십리 벚꽃
악양 평사리 부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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