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아나 콩콩
길람 신애리 (진주 수정초등학교 교사)
[교단에서] 아나 콩콩
길람 신애리 (진주 수정초등학교 교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3.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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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콩콩이란 말을 알고 있니?”

“아나 콩콩, 땅콩과자 이름인가요?”

10살이라는 중요한 나이를 살아가는 우리 반 친구들은 뜬금없는 외계어에 깜짝 놀란 표정이다.

“2학년 사회시간에는 우리 마을을 배웠는데, 3학년은 우리가 사는 고장을 배울 거야.”

“‘에나 재미있는 진주이야기’ 책을 꺼내서 우리가 사는 고장이 어떤 곳인지 한번 살펴보자.”

“우리가 사는 고장이 진주이니 진주 토박이말부터 배워야겠지.”

“에나란 말은 진짜, 정말, 참말이란 뜻의 진주 말이야.”

“아나 콩콩은 이것은 콩이다 이런 뜻일까요? 아니야, 콩이 ‘콩콩’ 뛴다는 뜻이야.”

갑자기 교실은 진주 장날 분위기로 돌변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솥뚜껑을 뒤짚어 놓고 엄마 몰래 올려 놓았던 메주콩처럼 ‘콩콩’ 뛰어오르는 흉내는 내는 녀석까지 등장한다. 알기 쉽고 재미있는 그림자료며 다양한 지도까지 깨알같이 자세히 뽑아 올린 진주이야기 덕분에 우리 고장을 알아가는 사회수업은 모두가 설렘을 갖고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에나 재미있는 진주이야기’란 지역교과서는 진주문화연구소와 진주교육지원청의 뜨거운 협업에서 출발해서 삼광문화재단의 아름다운 기부로 완결됐다고 한다. 진주의 진주인에 의한 진주인을 위한 활동이다.

3학년 사회과 교육의 목표는 사회인식을 바탕으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것으로 정의된다. 우리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은 3학년쯤의 교육목표로도 이미 족하다는 뜻이다.

“애들아, 에나 진주사람으로 사는 방법은 이 책의 구석구석에 가득히 숨겨져 있거든. 아나 콩콩의 비밀쯤은 쉽게 풀 수 있을 거야.” 아나 콩콩의 정답은 끝까지 미완으로 돌린 채 사회수업은 끝이 났다.

봄물이 일렁이는 남강변에는 에나로 예쁜 진주의 씨앗들이 노란 샛바람을 타고 잎눈과 꽃눈들을 차곡차곡 가슴속에 담아가고 있다. 진주의 오늘을 배우는 그들은 진주의 내일을 책임질 씨앗들이다. 씩씩하게 자라서 아름드리 결실을 맺는 그들의 멋진 미래가 우리들의 미래이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진주, 참 진주사람을 꿈꾸는 교육의 미래이다.
 
길람 신애리 (진주 수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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