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복합재료? 복합재료!
김태화 (폴리텍대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공학박사)
[객원칼럼] 복합재료? 복합재료!
김태화 (폴리텍대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공학박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3.20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 새우 따위의 갑각류의 외피인 갑각을 두고 일반적으로는 각피라고 호칭한다. 각피는 키틴질의 탄산칼슘이 두껍게 침착해 생긴 것으로 내부 근육이나 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연구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대부분의 갑각류들은 탈피를 하는데, 그때 탈피각(脫皮殼)에서 분비되는 탈피액에 의해 탈락된 각피는 자연스럽게 소화 흡수되고 새로운 각피 형성에 재사용되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한다. 이것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Carbohydrate polymer라는 키틴질에 Polymer network구조를 가진 스클레로틴(sclerotin)이라는 경단백질이 결합해서 딱딱한 갑각을 형성하는 것인데 이것을 공학에서는 천연 복합재료라 칭하기도 한다.

천연 복합재료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목재의 Cellulose와 Lignin으로 이뤄진 세포층이나 인체의 피부, 뼈, 근육조직 역시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각각의 재료가 갖는 특성만이 아닌 우수한 제3의 물성을 갖는 상호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천연 복합재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천연 복합재료는 공학에서 요구하는 기계부품으로는 사용할 수는 없다. 물리적 특성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학적인 측면에서 기계의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재료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복합재료란 물성이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재료가 각각의 재료 특성을 살려 상호 결점을 보완할 수 있게 인위적으로 만든 재료로써, 강도를 부여해 외부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수행하는 강화재와 형태를 부여해 하중을 균일하게 분배해주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지재로 이뤄진 것을 말한다. 금속과 비교해 중량대 강도비가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진 GFRP와 CFRP가 대표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복합재료는 인위적인 조작을 가미해 다양한 디자인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기능 재료로 최적이며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소재여야만 한다. 그런데 복합재료와 관련된 인식은 전공 혹은 생업과 관련된 일부 전공자들에게만 알려진 딴 세상 이야기인 듯하다. 자재가 고가라는 점, 제작공정이 복잡해 비용증대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 화학물질로 인한 피부감염 등의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에 기피산업으로 인식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복합재료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바로 전기자동차 때문이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B사는 지난 4~5년 전부터 전기자동차 출시를 위해 복합재료 공장을 인수했다. 미국의 T사는 본사에 복합재료 전문설계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배터리의 무게로 인한 총중량을 줄이는 대안을 찾고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전기자동차로 인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지식기반 공업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소재 중 하나였던 금속류를 대신해 조만간 복합재료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기반이 중심인 도시에 복합재료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김태화 (폴리텍대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공학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