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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탄핵결정문(彈劾決定文)’에서 배워야
강태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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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1  2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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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탄핵결정과정을 요약해보면, 국회는 2016년 12월9일 투표자 299명 중 찬성 234명으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함으로써 대통령은 12월9일 오후 7시3분에 직무가 정지됐고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90여일 동안 17차례의 변론기일을 열어 소추위원과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했고, 증인과 증거조사 등과 60여일간 재판관 평의를 열었다. 탄핵결정문에서 탄핵사유(요약)는 다음과 같다.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고…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파면 이틀 후 사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함으로써 ‘승복’의 말은 없었다. ’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직전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 대통령은 “지금도 내 본능은 온몸으로 사임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말대로 검찰조사를 통해 진실을 반드시 밝혀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라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60일 내에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국가와 국민과 차기 대통령을 위해 절대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왜 탄핵을 당했을까를 함께 깊이 성찰해 보았으면 한다.

첫째, 박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 ‘불통’으로 일관했고, 대면보고를 잘 받지 않았으며, 언론(기자들의 질문 등)과는 담을 쌓았다. 소통과 협치가 되지 않으면서 ‘법안통과’문제 등을 거론하며 ‘네 탓’으로 일관했다. 최순실 등에게 공사를 구분하지 못했으며, 청와대를 떠나야 하는 순간까지 민의를 읽지 못했다. 자격과 능력 등 모든 게 ‘본인 탓’이라고 본다.

둘째, 직언하는 참모를 쓰지 않았고 직언하는 사람이 없었다. 조선왕조가 500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직언하는 사람이 많았고, 지부복궐상소(持斧伏闕上疏:몸에 도끼를 지니고 상소문과 목숨을 바꾸겠다)를 올린 사람도 2명(임진왜란 때 의병장 조헌과 구한말의 최익현)이나 있었다. 직언 없는 일방통행은 인사등용과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들의 신뢰상실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제왕적 대통령제(87년형 헌법)의 문제다. 현행 헌법으로 6명의 대통령이 취임초기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서를 했지만 거의가 실패한 대통령이 됐다. 국민의식 수준이 향상된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헌법으로는 한계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대통령 탄핵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입증했지만, 검찰과 특별검사의 미조사 부분 등은 진실을 밝혀 법대로 조치를 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 시 자격과 능력 없는 사람은 스스로 대통령후보로 나서지 말아야 하며, 국민들도 주권을 똑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헌법은 디지털시대 통치동력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기에 개헌해야 한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국민들이 통치자 때문에 고통과 참담함을 겪지 않도록 ‘대통령 탄핵결정문’을 역사서로 남겨 통치행위의 근본으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태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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