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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대선, 더 좋은 민주주의 고민 계기로 적격
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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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2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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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통령은 장차관 자리에서부터 공기업 등 세포조직까지 2만 개 이상의 자리를 임명하는 전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대통령에 대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선고는 어떤 권력이나 집단도 주권재민의 헌법정신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근간을 천명한 것이다. 이 시점, 우리가 해야할 일 하나는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된 한국정치에 정치적 이성을 복원시키는 문제이다. 정치적 이성 복원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현 정치를 진단하면 그 결과는 대체로 정치시스템의 1인 권력 집중, 승자독식, 제왕적 대통령제로 귀결된다. 우리 정치가 가야할 지향점 하나는 정당간 정책대결이다. 개인적 흠결을 끄집어내는데 혈안인 것은 이러한 요소들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정치, 제왕적 승자독식의 정치

지난 몇 달 뒤엉킨 탄핵국면과 실제 탄핵선고에 대해 나라 안팎 언론 논조는 민주주의 승리로 규정하면서 그 의미를 ‘국민’과 ‘헌법’이라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일깨워줬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조와 지적에서 내릴 수 있는 평가는 첫째, 대통령의 직무과정이 결과적으로 탄핵으로 진행된 것은 불행한 일이다. 둘째, 탄핵에 대한 이해의 틀은 국민신임 배반에 대한 사법적 응징차원이다. 셋째, 대통령의 일련의 정치적 행위들은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률 위배행위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이성 회복은 우리 정치를 어떻게 새롭게 바꿔 나가느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보수와 진보의 이름으로 새로운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주장이 지니는 본래 의미가 국가발전을 위한 방법의 차이를 가질 뿐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셈법을 위해 탄핵정국 활용도 자제돼야 한다. 이번 탄핵사태가 대통령 개인과 측근의 문제를 넘어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물인 동시에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정치체제 운영의 문제, 당리당략을 앞세운 비타협주의와 승자독식 등 정치권이 묵인해온 제도와 관습이 적폐를 키우는 온상이 돼 왔음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탄핵정국, 정치 체질 개선 기회

탄핵정국은 한국정치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시적인 대선일정이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있다. 그리고 한번 이기면 모든 것을 다 얻는 제왕적 대통령제, 아무리 절차를 잘 지켜도 낙선하면 다 잃는 ‘제로섬 게임’도 염려스럽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야 그 날개를 편다’는 헤겔의 말이 실감된다. 상황이 발생하고 난 다음 매번 뒷북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국정운영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한민국 정치, 고장이 나도 심하게 나 있다. 현 우리정치의 진영논리, 그것의 극복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패권적 진영 논리의 낡은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다.

더 유능한 정치, 더 잘 작동하는 제도, 그래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정치권이 고심해야 한다. 모든 영역이 복잡하게 얽혀 있을 때 물꼬는 정치가 터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 영역도 움직인다. 정치가 대결 대신 합의를 지향해야 하고, 그렇게 룰(rule)을 만들도록 독려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5년에 한 번 찾아오는 국민대토론의 기회이기도 하다. 게임의 룰을 어떻게 바꿔야 더 좋은 민주주의가 될지 고민할 계기로도 대선은 적격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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