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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산청, 별아띠천문대별 쏟아지는 밤 하늘, 어쩌면 좋으니
김귀현  |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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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7  23: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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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始原)으로 향한 문
지상의 슬픔을 내려놓아야만
넘을 수 있다는 우주의 문지방

그곳 하늘 길 따라가면 수억 년 늪에서 들려오는
별의 속삭임도 들을 수 있어
어느 은하가 첫울음소리를 내며 어여쁘게 깨어난 이야기며
모래알 같은 번뇌를 꿰던 우리들의 일상이
하늘 거울에 비친다

-박미림 시인 作 ‘별이 되고 싶은 날’ 일부-

 
   
▲ 별이 일주운동 하는 모습.


인간은 모두 꿈과 낭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지금처럼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가슴 속에 품은 꿈과 낭만이 이 현실을 넉넉히 건네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현실과 과학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 속에서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새록새록 잠든 주인집 따님인 스테파네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별처럼 반짝이는 행복을 품을 수 있었던 목동, 높은 산록에서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과 스무 살의 닿을 수 없는 짝사랑, 힘겨운 노동을 이겨나갈 수가 있었던 건 목동의 가슴 속에 꿈과 낭만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스테파네트는 목동에겐 꿈이면서 사랑이고, 감히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에 존재하는 별이다. 자연과학으로서의 ‘별’과 꿈과 낭만으로서의 ‘별’ 모두 너무나 먼 거리에 있는 존재다. 자연 속에서의 별이 가늠할 수 없는 먼 거리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이 꿈과 낭만, 상상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서의 ‘별’, 꿈과 낭만으로서의 ‘별’을 함께 만나기 위해 산청군 신안면 갈전리 ‘별아띠 천문대’를 찾았다. 그곳엔 우리들의 꿈을 빛나게 하고, 현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게 하는 ‘별’이 밤마다 반짝이며 어둠 세상을 밝혀 줄 것이라는 소망을 안고 찾았다.

◇별이 머무는 집

‘별아띠 천문대’, 김도현 별아띠 천문대장과 아내인 정정교 들국화님이 별처럼 아름다운 꿈을 꾸며 살아가기 위해 귀농한 보금자리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별처럼 빛나는 삶을 누리도록 하늘문을 열어주는 집이다. 별아띠님은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대우중공업과 벤처기업인 미래산업연구소 등에서 15년 근무하다가 별을 좋아하면서 지구를 살릴 수 있고,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오던 중, 별 가까운 이곳에 와서 별의 친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통나무집인 별아띠 천문대를 지어 아내와 함께 꿈을 펼치고 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뒤 저녁 7시 40분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천문동아리 아스트랄 회원들과 함께 별마루 천문관측실로 갔다. 별을 관측하기 좋은 때가 밤 8시 무렵부터라고 한다. 동영상을 통해 별자리에 대한 기본정보를 익힌 뒤, 나무보일러로 따뜻하게 데워 놓은 바닥에 하늘을 보며 누웠다. 모두들 숨죽인 채 기다렸다. 잠시 뒤 하늘문이 열리자 별들이 일제히 다가왔다. 마치 우주선을 탄 채, 우주의 블랙홀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그때 들국화님이 윤동주의 ‘별헤는 밤’, 이기철의 ‘별까지는 가야 한다’와 같은 별시를 낭송하자,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이 낭만과 꿈이 되어 우리들 가슴 속으로 들어와 박히는 느낌이 들었다. 방바닥이 주는 따뜻함과 추운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건네는 따뜻한 미소가 서로 닮아 있었다. 가장 빛나는 별 하나를 멘토로 삼아 함께 대화를 나누는 환상 속에 빠져 있을 무렵, 별아띠님이 우리를 꿈에서 깨웠다. 따뜻한 바닥에서 일어나 별아띠님이 제작한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했다. 먼저 상현달부터 관측했다. 달의 표면이 마마자국처럼 요철이 심했는데, 별똥별과 부딪친 자리에 생긴 크레이터라고 한다. 육안으로 본 달과 천체망원경으로 본 달은 사뭇 달랐다. 그저 신비로울 따름이다.

◇별 사랑이 곧 지구 살리기 운동이다

겨울철 별자리인 오리온자리·황소자리·쌍둥이자리·큰개자리 등을 관측한 뒤, 하나하나의 별들을 관측했다. 육안으로는 하나로 보이던 별이 망원경을 통해서 바라보니 두 개, 세 개, 심지어 여러 개의 별이 모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 오리온자리에 있는 성단인 엔지씨 2169는 여러 개의 별이 모여 숫자 37로 보였다. 참으로 신비한 별 세상이다. 밤 11시가 넘도록 별을 관측했다. 지구에 있는 모래의 수보다도 더 많다고 하는 하늘의 별,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를 돌고 1년 뒤 지금의 자리로 되돌아온다는 별, 저 별들이 별탈없이 운행을 하는 것도 그들만의 질서를 잘 지키기 때문일 것이다.

별아띠님과 들국화님도 이러한 별의 이치를 지상에 전도하면서, 40가구가 사는 갈전리를 생태마을로 가꿔 지구살리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마을에 가로등을 없애고, 전 가구 생태화장실을 설비해서 인간이 만든 분뇨를 다시 자연으로 되돌려주고, 친환경 천연세제를 사용해서 깨끗한 물을 보존하는 등 지구사랑을 실천궁행하고 있었다. 1박 2일 동안의 천문대 체험은 필자에게 신비로움과 큰 깨달음을 준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 별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우리를 행복의 길로 다가서게 하는 노둣돌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별 세상을 내려왔다.

/박종현(시인·경남과기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1별아띠 표지판 옆에서 추억을 남기는 대학생들
별아띠 표지판 옆에서 추억을 남기는 대학생들.
   
▲ 천체망원경으로 본 상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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