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성장시키는 인사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우리를 성장시키는 인사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4.05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대원

얼마 전 우리 학교 Wee 클래스 담당 선생님께서 수학교과 교실에 화분이 있으면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하시며 수경 재배용 화분을 하나 주셨다. 그리고 화분의 성장을 위해 아침마다 화분에게 꼭 인사를 하라고 하셨다. 물론 농담처럼 웃으며 하신 말씀이었지만 난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오래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지리산에 등산을 한 적 있다. 그 때 산을 오르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정말 인사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서로가 처음 만나는 사람인줄 알면서도 서로에게 ‘수고하십니다.’, ‘조심해서 가십시오.’, 정상이 한참 남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정상입니다.’ 등 즐겁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요즘 산에 가보면 옛날만큼 인사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누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나는 요즘 산행에서 서먹함을 넘어 섭섭함까지 느끼기도 한다.

생각해보니 아버님께서 인사하는 예절을 매우 강조하셨기도 했지만 한 살이라도 많은 분들께는 자연스럽게 형님 누님 부르는 내 습관은 사회생활을 하고 인간관계를 넓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 인사를 제일 잘하시는 선생님은 국사를 가르치시는 선배님이신데 매일 아침 교무실에 들어서시며 우렁차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를 외치신다. 그러면 모든 선생님들께서 하던 일을 잠시 멈추시고 그 선생님을 향하여 ‘반갑습니다’라고 화답 인사를 자연스레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선배님의 정년이 이제 5개월 정도만 남아 2학기가 되면 아침마다 듣던 그 우렁찬 인사를 듣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비록 남아있는 시간은 짧지만 앞으로 우리 학교 전 교직원들은 선생님의 인사를 본받아 선생님께서 펼쳐 주셨던 그 아침을 여는 활기찬 기운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막상 하려면 망설여지는 인사. 조금만 실천하면 따뜻하고 밝고 활기찬 마음의 양분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래서 매일 반갑게 인사하면 내 화분도, 우리 학교도 우리 아이들도 성장한다고 믿는다.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