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조세윤((사)경남문화관광해설사 회장)
축제
조세윤((사)경남문화관광해설사 회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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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윤

남해안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꽤 규모가 있는 축제가 열렸다. ‘참굴축제’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나름대로 재미있고 의미있는 추억들을 만들고 있다. 어촌마을의 축제답게 먹거리도 풍성하다. 굴 까기, 굴 구워먹기, 그리고 다양한 접목이 가능한 굴을 활용해서 만든 여러 가지 요리들이 제공되었다.

어촌 마을 축제장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맨손 고기잡이 체험도 시작되었다. 시멘트 바닥 위에 수영장처럼 비닐튜브로 제작한 넓은 물간을 만들고 비교적 가격이 싸고 덩치가 있는 숭어를 사서 넣어 놓고 호루라기를 불면 사람들이 달려들어 도망치는 물고기를 필사적으로 잡는다, 어린이도 어른들도 한바탕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축제다. 그렇게 잡힌 숭어는 회로, 구이로 요리되어 사람들의 뱃속을 채운다. 하긴 축제장에 먹거리가 빠져서야 되겠는가.

그날 축제에 함께 간 친구가 그 광경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오래전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친구인데, 캐나다에도 물고기 축제가 있다고 한다. 연어축제를 하는데 바다로 나갔던 연어가 강으로 돌아올 즈음에 열린다고 한다. 연어들이 언덕으로 튀어 오르다가 언덕이 너무 높아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쪽 바닥의 물웅덩이에 모여 있으면 사람들이 그 연어들을 잡아서 언덕위로 올려주는 것이 그들의 축제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눈에 불을 켜고 잡아서 죽이는 축제를 벌이고, 다른 쪽에서는 잡아서 언덕위로 올려 보내어 살려내는 축제를 벌인다.

‘살기 위해서 먹는 수단은 언제나 신성하다’는 시인 김종태는 죽음을 자연의 섭리라고 했던가. 그러나 살기 위해서 먹는 수단이 아니라 재미있기 위해서 죽이는 수단을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 많이 경험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40년 동안에 바닷물고기들의 몸집이 약 30%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물속의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지자 물고기들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지신들의 몸집을 줄이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바다로부터 공급받는 단백질의 양 1/3 줄어들었다는 것이고 이런 현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래저래 사람들의 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힘들어하며 고통을 받고 있다. 가이아의 분노가 이제 인간들에게서 무엇을 앗아갈지 두렵기만 하다.

조세윤((사)경남문화관광해설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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