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블랙리스트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4.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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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름에 검정색을 갖다 붙인 것으로 해석되는 ‘블랙리스트’, 말이 참 섬뜩하다. 수사나 정보기관에서 관찰대상이 되는 위험인물의 언동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요주의 인물명부’ 정도의 뜻으로, 원래 미국에서 노동관계 은어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물론 법률용어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총독부가 블랙리스트를 ‘흑표장(黑標帳)’으로 표기하여 요주의 인물을 감시하였다. 이후 몇 공화국을 거치면서 정부와 군, 노동계, 심지어 종교계까지 집권세력이 비밀리에 유·무형으로 관리해 왔다는 것이 정설로 보인다.0

▶역설적으로 보·혁정권이 바뀐 이후 이번에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등장한 1만여 명은 이전 ‘진보정부’에서 혜택과 지원을 받은 사람들의 명단일 것이라는 억측은 그런 까닭에서 나왔다. 예총과 민예총의 대립에서 보듯 정권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의 극단적 양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곧 대선이다. 블랙리스트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문화예술인 스스로의 자중도 필요하다. 각 후보를 위한 지원이나 유세장 참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후보도 사람이며,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가 있다. 득표를 도와준 유명 연예·문화인은 블랙의 반대로 시혜를 받을 후보나 캠프가 기억하는 ‘화이트리스트’가 된다. 이런 흑백이 반복되면 블랙리스트는 없어지지 않는다.
 
정승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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