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눈물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용의 눈물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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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주역에 나오는 건괘에 ‘높이 올라간 용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한다’는 가르침이 나온다. 주역의 건괘는 용의 변화를 이용하여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잠룡(潛龍)은 물속에 잠겨서 힘을 기르고 있는 용이고, 현룡(見龍)은 세상에 나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용이다. 비룡(飛龍)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하늘 높이 날아가는 용이다. 마지막 항룡(亢龍)은 끝까지 올라간 용으로 이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기에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용은 하늘에 올라가는 것이 가장 큰 지향점이고 목표인데 왜 눈물을 흘릴까.

이게 바로 용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애쓴다. 때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결국 그 자리에 도달하면 그 자리에 가기까지 해서는 안될 말과 남에게 한 행동을 되새기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항룡은 눈물을 흘리는데 왜 그렇게 높은 곳에 오르려고 할까.

지금은 무서운 것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과 힘을 휘두르지만 결국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되어 있는 것이 세상사 이치다. 일찍이 노자는 “돈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교만하면 그것은 허물이 될 것이며, 어떤 일을 해서 성공을 하면 자신은 그 공을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며 “쥐고 있으면서도 더 채우려 하는 것은 그만두느니만 못하다. 담금질을 통해 이미 날카로워졌는데도 더 날카롭게 만들려 하면 오히려 오래 보존할 수 없다. 금옥(金玉)이 방 안에 가득 차면 지켜낼 수 없고, 부귀하여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게 된다. 공을 이루어 명성을 떨치게 되면 이내 뒤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이치에 부합한다”라고 설파한다.

‘움켜쥐면 업(業)이요 버리면 도(道)’라고 하는데 국민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입만 열면 모두 국민을 위한답시고 난리다. 토룡도 되지 않으면서 잠룡이니 뭐니 하루 종일 같은 얼굴의 패널이 TV에 나와서 앵무새처럼 떠든다. 유력한 대선후보 옆에서 오늘도 정치판을 기울이며 권력의 한 조각을 추구하며 제자들을 뒤로한 폴리페서들은 한나라 재상 가의의 “권력을 좇는 자 칼에 죽는다”는 말과 ‘곡학아세’의 고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하며, 국민들은 채찍으로 이들을 준엄하게 꾸짖어야 할 것이다.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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