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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도시를 더욱 고립시키는 도시계획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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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3  18: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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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한 도로교통 소음으로부터 고층 아파트들을 방음벽으로 차단하면서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간의 새로운 벽을 만들고, 급기야 방음벽 자체가 흉물로 전락하면서 경관훼손과 함께 도시미관이 날로 황폐해지고 있다. 고속도로변은 물론이고 도심 내 간선도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엄청난 높이로 설치되는 방음벽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도시계획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관련 도시설계자와 계획위원, 인·허가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설치된 대부분의 방음벽은 아파트나 주택이 있는 곳에 도로를 새로 개통하면서 축조된 것이 아니라 도로가 이미 만들어진 주변에 아파트나 주택을 허가해 건축하면서 세워진 구조물들이다. 도로에 붙여 지은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의 소음민원 해결을 위해 사후에 차단벽 설치를 할 게 아니라 택지조성 계획이나 인·허가 혹은 건축단계에서 일정수준의 소음과 이격시키거나 녹지로 차단시켜야만 한다.

인구증가, 산업화의 진전과 정보화 확산, 그리고 인간이 만든 정보통신기술이 부메랑 되어 다시 인간정복을 목전에 두기까지 전개되고 있는 지금의 도시팽창은 거대 공룡단계를 넘어 무질서와 왜곡으로 도시의 주인들인 사람과 사람을 더욱 이간시켜 가고 있다. 거대 방음벽은 그런 대표적 사례에 해당된다.

유사 이래 거대도시의 탄생은 집적화에 따른 편의와 효율성으로 미화되고 있다. 특히 18세기 자본주의 탄생을 계기로 자본의 자기증식에 따른 산업화 촉진은 도시를 밀집, 팽창과 집적화를 촉진시켜 생산력 증대 위주로 이끌면서 인간의 삶의 질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애당초 담장은 소음을 막고 보안을 일정 유지하면서 개인별 프라이버시를 이웃 간에도 지키게 하는 장점을 갖는다. 그렇지만 서로간의 단절을 더 크게 부추겨 정을 떼게 하고 급기야 현대인에게 가장 열악한 소통부재, 즉 불통을 야기하는 단점도 크다. 섬처럼 고립되어 가는 현대 도시에 방음벽은 촉매제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온 도시가 방음벽으로 겹겹이 에워 싸이고 있는 지금의 대구도 약 20년 전에는 담장 허물기 운동이 전개된 바 있다. 높은 시멘트 담벼락에 둘러싸인 작은 정원을 가진 어느 주택에 그늘지지 않는 곳에 가꾼 화초는 너무 예쁜데 담 그늘에는 화초가 자라지 않자 이웃과 함께 나누고픈 집주인의 마음으로 그 운동은 시작되었다. 날로 확장되는 방음벽과는 괴리가 큰 나눔과 소통과 공유라는 인간애의 본보기다.

도시계획이나 주거용지를 개발할 때는 불통과 단절을 제거하고 소통과 통합에 주안을 두어야 한다. 공간적 범위가 집단주거시설과 같은 도시의 일부일 수 있겠지만 시 전체로 확대한다면 더 바람직하겠다. 도시 경쟁력을 인구수, 경제력과 같은 재산증식 수단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소통하며 정을 나누는 인본적 삶의 질 제고로 전환해야 한다. 조형과 도시디자인, 생태적 경관과 쾌적함에 문화요소를 가미하면 금상첨화다. 감성 계획과 설계와 건축이 필수적이다.

거주지인 공동주택 지하차고, 방음벽 터널이나 지하철, 일터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고립과 지하세계의 반복적 삶에 인간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도시 전체를 덮은 방음벽 터널 때문에 거대 숲은 볼 수가 없는 도내 시가지도 날로 늘고 있다. 사람 중심의 계획 전환과 함께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도로변 차단녹지 확보부터 당장 시작하자.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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