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교학상장 시대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지금은 교학상장 시대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 경남일보
  • 승인 2017.04.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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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원

요즘 대학 입시 전형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학생들의 성적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 양상을 파악해 대학에서의 수학 가능성을 판단해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그리고 이 전형의 모집 인원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계발하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을 유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학교 또한 이러한 입시 추세에 맞추어 특별히 교과를 비롯한 여행, 미술, 봉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율동아리 운영에 역량을 집중하였고 그 결과 현재 10여개의 동아리가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율동아리는 자율동아리라는 그 이름에 맞게 학생들 스스로가 운영의 주체가 되어 지도교사의 도움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학생들의 창의력이 증진되고 능동적이고 민주적인 사고방식 또한 터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우리 학교의 몇몇 학생들이 교육봉사 동아리를 운영하고 싶다며 자체적으로 인원을 조직하고 커리큘럼을 구성한 뒤 후배 여선생에게 지도교사를 맡아 달라고 찾아왔다고 한다. 바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본교 자율동아리의 탄생이야기인데 그 출발이 이처럼 자율동아리의 취지에 꼭 맞았기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한편 이 교학상장이라는 글귀는 교사가 되어 경남교육연수원에서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을 때 연수원 뜰에서 처음 보았었는데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말로 현재 내가 가장 가슴깊이 새기는 말이다. 당시 연수원 원장께서 스승과 제자는 한 쪽은 가르치고 다른 한 쪽은 배우기만 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스승은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나아진다는 수평적 관계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도 가끔 연수원에 가는 일이 있으면 그 교학상장 글귀 아래서 인증사진을 찍곤 하는데 이를 통해 연수원 원장의 말씀과 교학상장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며 교사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 일방적인 행위나 제도는 개방적이고 생물처럼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교육도 상호 관계이며 상호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만이 살 길일 것이다. 주입식 교육이라는 기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서 정말로 벗어나야 할 때인 것이다. 내가 아닌 우리, 일방이 아닌 함께 가야 하는 새로운 교육의 화두로 다시금 주목받는, 지금은 바야흐로 교학상장의 시대라 하겠다. 이를 실천하는 우리 학교 자율동아리 교학상장의 내일이 정말로 기대된다.

 

손대원(진주외고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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