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단]나비 여행(박우담)
[경일시단]나비 여행(박우담)
  • 경남일보
  • 승인 2017.04.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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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단]나비 여행(박우담)


나비의 길은 곡선이다.

선과 선은 짧게 때론 길게 맥박의 떨림처럼



신은 인간을 빚을 때 꿈을 불어 넣었다.

인간들이 꿈길을 통해 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는 시간

나비가 밤의 악장을 관통하며 비뚤비뚤 날아간다.



밤마다 미완성 음계를 맞추다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악보를 살아온 노인



링거에서 이어진 가느다란 튜브 속으로

밤의 거친 숨 몰아쉬며

꿈길에서 영혼의 천사라도 만나면

원래의 템포와 박자로 내려앉는 나비



영혼이 환상과 상상과 떨림으로 빚어지는 꿈길



애처롭게 숨을 내뱉은 나비가

박자와 템포를 훌쩍 넘어버린 나비가

지문마저도 벗어놓고 떠난 나비가

몽환의 시간을 걸어간다. 밤의 색채와 리듬 속으로.



꿈은 여백이고 환상이며 곡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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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과 백이 나누워 지는 순간, 들숨날숨의 주검의 언저리에서 영혼은 한마리의 나비로 몽환의 길을 더듬고 있다. 미완의 음계 속에서 자유로운 유체 이탈, 신은 어둠을 만들었고 지금 그가 저 건너편을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궤도를 정하지 못한 나비가 중력의 틈을 찾고 있다.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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