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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칼럼] 자가용 벤츠-버스타기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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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0  20: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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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자동차 도시인 독일 남부의 슈투트가르트에는 유명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회사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본사 등이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를 타기에는 불편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도심에 강이 흐르고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곧은 도로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좋은 차를 가지고서도 거북이 주행을 해야 하고, 교통체증과 배기가스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시 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고급 승용차를 가진 시민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이에 시는 대중교통수단을 고급화했는데, 지하철을 컵의 물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게 만들었고 부자를 위한 1등석도 마련했다. 특히 거의 벤츠의 승차감에 준하는 버스를 제작, 꼬불꼬불한 시내 길을 안락하게 다니게 했다. 그 결과 약간 비싼 대중교통비의 책정에도 이용률은 급증해 대성공을 거두게 됐다.

인구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강이 도심을 통과하고 분지로 형성된 지형적 여건은 진주도 비슷하다. 이는 여러 지역을 뚜렷하게 분리하고 있어 자동차 없이는 시내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게 한다. 도심이 중앙에 하나로 집중돼 있었던 이전에는 이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양한 신흥구역이 생겨나게 돼 도시가 다핵의 구도를 갖춘 오늘날에는 이러한 교통문제가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또한 인구 규모와 자동차 대수의 성장에 도로 증가율이 따르지 못하면서 진주도 대도시에 버금가는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는 대안 중의 하나는 슈투트가르트처럼 대중교통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에 진주시는 50년 만에 전면적인 시내버스 노선개편을 최근에 단행했다. 사실 그동안 여러 신흥 개발지의 버스 연결이 원활하지 못해 그 불편과 발전의 피해는 적지 않았다. 한편 구도심 등의 소위 인기노선에는 불합리한 집중 및 중복 배차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그간 버스 회사들은 수익을 생각해 인기노선에서의 증차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불합리한 운영은 타 도시에 비해 많은 허가 버스대수에도 불구하고 운수업체의 경영여건을 악화시켰고, 이에 연간 90억원 이상의 보전금이 고스란히 세금으로 충당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금번 개편안은 편중성을 없애고, 간선축과 버스대수 그리고 배차간격을 현실에 맞게 조절했다. 또한 노선 및 운영체계의 변화와 일별·시간대별 탄력배차 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시민의 교통편의 증진은 물론이고 과당경쟁 해소와 재정보조금 절감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어서 크게 환영하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이번 타협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버스 민영사업자들의 공공사업에 대한 사회적 철학과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또한 버스의 고급화는 물론이고 안전하고 빠른 승차장 시설, 버스 우선의 교통 및 도로체계의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진주시민의 품격과 소득을 고려하면 우리도 이제 아늑하고도 안전한 벤츠-버스를 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만진(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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