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등 591곳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스마트폰 앱 확인 가정서 즉각 대응 가능
스마트폰 앱 확인 가정서 즉각 대응 가능
경남도교육청이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 정부정책 보다 한발 더 나아간 세부대책을 내놨다.
박종훈 교육감은 20일 도교육청 제2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PM2.5)를 설치하고 그 결과를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부족한 PM 2.5 국가 측정망에 의존하지 않고 더욱 세밀한 측정, 즉각적인 대처로 학생안전을 지키겠다는 의미다.
◇국가측정망 부족, 예방 한계=이날 박 교육감은 “부족한 국가측정망에 의존하는 것은 아이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것과 같다”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추진 이유를 전했다.
현재 도내에는 11곳의 초미세먼지 PM2.5 국가 측정망을 통한 예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측정기 수가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아 사실상 실시간 예보의 정확도는 낮은 실정이다. 실제 고성 하이초등학교의 경우 화력발전소에서 2㎞ 떨어져 있는데 20㎞ 떨어진 사천읍에 있는 국가측정망 기준을 따라야 한다. 하동 갈육초등학교 역시 하동화력발전소와 2㎞, 광양제철소에 3㎞ 거리에 있는데 13㎞나 떨어져 있는 하동읍의 국가측정망의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30일간 미세먼지 대책팀을 만들어 학교 측정망과 국가 측정망 빅데이터를 비교 분석 검증한 결과 고속도로 가까이 있는 학교, 공단 가까이 있는 학교가 분지 지형에 있으면 최대 국가 측정망보다 2~3배 이상 공기질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역이라도 위치에 따라 공기질이 나쁜 학교가 있다는 분석이다.
설치 위치도 문제다. 환경부가 발행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따르면 시료 채취구는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지상 1.5m에서 10m 사이에 설치해야 하지만 측정소 중 대다수가 10m가 넘는 곳에서 대기 측정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 측정기 591곳 설치…9월 운영=도교육청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오는 7월까지 도내 전 국·공·사립 초등학교 520곳과 단설유치원 24곳, 특수학교 9곳, 직속기관 20곳, 교육지원청 18곳 등 591곳에 우선 설치하고 8월까지 시험 가동을 마친 뒤 9월부터 본격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사립유치원과 중고등학교는 희망하는 학교부터 설치한다.
측정기는 관리 등에 따른 문제로 렌트 방식으로 운영되며 비용은 각 학교가 학교운영비에서 매달 3만8500원씩 부담하게 된다. 학교에 설치한 측정기 수치가 50 이상 나쁨으로 나올 경우, 학교에서는 학생 건강과 안전을 위해 즉각 대응 조치에 들어가도록 했다. 학교에서는 아침 달리기와 바깥 놀이를 중지하고, 야외 체육 수업을 실내 수업으로 전환하며, 등·하교 시 마스크를 쓰고, 교실 창문을 닫고 실내 습도를 유지하도록 조치한다.
◇스마트폰 앱 확인…가정에서 대비=가정에서 스마트폰으로도 미세먼지 농도 확인이 가능해진다. 측정 결과를 공개하는 스마트폰 앱은 안드로이드용은 이달 말, IOS용은 안드로이드 버전을 보완 수정해 5월 경 제공될 예정이다. 각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를 통해 누구나 내려 받을 수 있다.
도교육청은 PM 2.5 나쁨 기준인 25㎍/㎥를 넘는 날은 가정에서 스스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쓰고 등하교 하도록 학부모에게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박 교육감은 “어린이는 면역력이 덜 발달돼 어른보다 더 위험하다. 미세먼지는 치료제가 없다 방사능처럼 피하는 방법 뿐”이라며 “누구나 미세먼지 농도를 쉽게 확인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가 실시간 확인을 통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선 요구가 늘어나면 정부가 국가 측정망·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는데 간접적인 압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