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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학력경쟁이 낳은 부작용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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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5  21: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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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정책은 신자유주의에 영향을 받아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경쟁에서 이겨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더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고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는 신념을 강화시키므로 우리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학력경쟁 또는 입시경쟁을 더욱 과열시키고 있다. 이에 편승한 방송과 언론은 수능시험 100일전부터 수능대비 공부전략 및 대학 입시전략을 보도하기 시작한다. 시험 당일이 되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모든 방송과 언론이 경쟁하듯이 보도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경쟁률이 높은 나라로 유명하다.

학교에서 경쟁을 강조할수록 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방과후 학교를 신청하는 학생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중·고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비도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그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다.

그러나 학력경쟁이 낳은 부작용도 크고 다양하다. 첫째, 치열하게 경쟁하는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나쁜 인성을 가지게 된다. 영재학교 재학생들은 중학교 다녔을 때 경쟁에서 승리한 학생들이며,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우수한 학생들만 모여 경쟁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우수한 학생으로 남기 힘들다. 만약 경쟁에서 지게 되면 마음이 황폐해진다. 유명한 과학영재 고등학교에서 1등하는 학생이 시험 치는 날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학급학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는 실화는 경쟁이 학생들의 인성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둘째,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에 대한 자신감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 지수가 낮다는 것도 치열한 학력경쟁이 낳은 부작용이다. OECD가 2015년도에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는 OECD 회원 35나라 중에서 최하위권이며 일본 청소년들보다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치열한 경쟁이 오랫동안 지속됐을 때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한다는 것도 경쟁의 역효과다. 경쟁은 피라미드처럼 위로 올라갈수록 살아남는 사람이 줄어드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처음에 모두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 성적이 낮은 학생들 중에 많은 학생들은 공부에 흥미를 잃기 시작한다. 중학교에서 우수했던 학생들도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으로 남는 것이 매우 힘들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우수했던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서도 여전히 우수한 학생으로 남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그 결과 경쟁하는 도중에 이미 지쳐버린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는 영포자 또는 수포자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하면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만성피로가 되고, 만성피로가 쌓여서 병이 난다. 그러다 큰 병이 나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카이스트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자살사건도 신자유주의를 적용한 경쟁체제가 낳은 부작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경쟁은 단기적으로 큰 성과를 낳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큰 손해를 야기한다. 그러나 협력은 단기적 효과가 낮아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가져온다. 이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버리고 협력 및 통합을 강조하는 학교교육 체제로 돌아갈 때가 됐다.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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