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하는 10가지 징조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나라가 망하는 10가지 징조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4.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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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한비(韓非)는 순자의 제자로 여러 학파의 학문을 두루 흡수, 비판하면서 부국강병의 설을 체계화했다. 그는 말재주가 없어 자신의 뛰어난 문장으로 나라가 망하는 10가지 징조를 예시한다.

1. 법(法)을 소홀히 하고 외세(外勢)만을 의지하는 것.

2. 선비들이 논쟁만 즐기며 상인들은 나라 밖에 재물을 쌓아두고 대신들은 개인적인 이권(利權)만을 취택하는 것.

3.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하며 대형 토목공사를 일으켜 국고를 탕진(蕩盡)하는 것.

4. 여러 사람의 말을 견주어 판단하지 않고 아첨꾼 말만 좋아하는 것.

5. 군주가 고집이 세며 간언(諫言)은 듣지 않고 제멋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것.

6. 다른 나라와의 동맹(同盟)만 믿고 이웃의 적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

7. 오랫동안 낮은 벼슬을 참고 봉사한 인재는 쓰지 않고 나라 밖에서 온 사람을 등용(登用)하여 위에 세우는 것.

8. 군주가 뉘우침이 없고 나라가 혼란해도 자신은 재능(才能)이 많다고 여기며

9. 세력가의 천거(薦擧) 받은 사람은 등용되고, 나라에 공을 세운 지사(志士)는 내쫓는 것.

10. 나라의 창고는 텅 비어 빚더미에 있는데 권세자의 창고는 가득차고, 백성들은 가난한데 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부(富)를 축척하여 권력을 잡는 것이라 설파하며 나라 운영의 경계를 삼으라 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한비자의 55편 저서 중 ‘고분’과 ‘오두’를 우연히 진시황이 보게 되어 “이 책이야말로 내가 기다리던 것이다. 내가 이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감탄했다 한다.

그러나 권력에 눈이 먼 승상이사는 한비자의 뛰어난 능력 때문에 자신의 위태로움을 예상하여 모함하고 죽이고 만다.

안타깝게 죽어가며 남긴 한비자의 피맺힌 절규를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실태와 비교해보니 어찌 그리 딱 맞는가.

그래서 당태종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쓴소리’를 많이 하는 위징이란 신하를 곁에 두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나라의 흥망성쇠를 예측했다’고 하니 그 도량과 혜안이 부러울 뿐이다.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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