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4차 산업혁명과 교육혁신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일시론] 4차 산업혁명과 교육혁신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5.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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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가 제법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의 국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 대신 조용한 가운데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드론과 로봇과 같은 핵심기술 개발과 개발기술의 사업화에 깊숙이 몰입하고 있을 뿐이다.

이 기술들은 대기업에서도 주도하지만 오히려 스타트업(startup·창업기업)들에 의해 개발되고 거래돼 거대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만들었던 3차 산업혁명의 일부 리더들이 지식습득을 중심으로 하는 정규고교나 대학과는 괴리가 있었듯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개발하고 이끄는 개미군단과 같은 수많은 창업가들도 정규교육과는 연계성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키워드 대부분이 정형화된 교육을 통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자유로운 학습을 통해 세상에 없던 혁신적 아이디어로 현시되기 때문이다.

3, 4차간엔 차이도, 긍정적 요소도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만들던 3차 산업혁명의 리더들은 골방에 파묻힌 외골수에 괴짜들의 유형이었다면 4차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갖는 개개인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변혁시키는 기술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도의 교육자인 수가타 미트라가 강조한 ‘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과 ‘구름 속의 수업(school in the cloud)’이 4차 산업혁명기에서의 최적의 교육방식으로 강조되곤 한다.

상상 이상으로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면 창의적 아이디어나 혁신이 필수적이다. ‘거꾸로 학습’이란 교수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집에서 듣고 학교에서는 오프라인으로 토론만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배양해 주는 것이다. ‘구름 속의 수업’은 자율성이 더 강하다.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 대신 단말기에 인터넷을 접속해 구름(클라우드) 저 너머에 가득 넘치는 무궁무진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한 다음, 다양하고 진지한 토론을 통해 교육목적에 도달해 간다.

결국 이 두 방법은 정해진 지식과 정보를 제한된 양만큼 주입시키는 기존의 교수-학습방식을 배제하면서 무한정한 정보와 지식을 학생 스스로 습득케 하고, 그것을 교실이나 그룹에서 자유로운 토론으로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유발하게 하는 혁신적 교육방식을 의미한다. 교수나 선생님이 갖는 정보와 지식은 더 이상 희소자원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개인 컴퓨터(pc)에 저장된 극히 일부분과도 같다. 구글 데이터센터처럼 인터넷을 통해 얻게 되는 정보와 지식은 무한자원(클라우드, 구름)이다. 학생들은 교수의 제한된 지식 대신 무한의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 후 협동적 토론을 통해 자기완성을 추구해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이런 교육방법이 적합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꼭 기술개발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주입식 교육 수혜자들은 미래에 할 일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암기에 의한 제한된 능력을 갖는 회계사, 속기사, 텔레마케터, 부동산중개인과 같은 직업군은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지구상의 모든 정보와 기술은 공개되고 공유되는 시대이다. 제한적이고 비대칭적인 지식과 정보를 갖는 개인의 삶이나 조직과 기업의 생산성 제고는 이제 불가능하다. 디지털 사회에 적합한 열린 교육혁신이 조속히 실현될 때 4차 산업혁명 또한 우리가 주도해 갈 수 있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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