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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차기 대통령의 예고된 험로
이수기(논설고문)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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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3  16: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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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은 궐위에 의한 것이라 중앙선관위로부터 10일 당선장을 받는 순간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 업무에 임해야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고 정권 인수절차도 없다. 국정계획과 정부 정책을 결정, 집행하기 위해서는 국무회의가 필요하나 청문회 통과 등 자격을 갖춘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 당분간 국정은 박 정부에서 임명한 황교안 총리·각료와 고위공직자들과 함께 꾸려가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취임 이후 실질적인 정부 구성작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박 정부 각료들로 인해 실제는 차관의 역할을 강화해 정부부처를 이끌게 할 가능성이 높다. 차관은 국회의 청문절차가 필요 없이 새 대통령이 취임 직후 곧바로 임명할 수 있다. 새 대통령은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는 격’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침반 없는 바다 항해 격’

국회 사정도 마찬가지로 누가 되든 여소야대에다 강해진 야당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국회선진화법으로 여당과 대통령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새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제1원칙으로 ‘대통합과 연정’을 천명할 수밖에 없다. 다른 정당의 도움 없이는 새 국무총리를 임명할 수 없다. 문제 인사를 총리·국무위원 등으로 낙점했다 청문회에서 줄줄이 낙마하면 국정운영의 시동을 걸기 전부터 레임덕에 빠질 수 있고, 정부조직법도 개정할 수 없어 대통합인사를 등용해야 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데 박근혜 정부 출범 52일, 이명박 정부 32일, 노무현 정부 41일이 소요됐다. 촛불·태극기·탄핵으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개헌도 해결해야 한다.

새 정부의 출범이 순항으로 이어지기가 어렵게 돼 있다. 잘못될 때는 차기 대통령은 ‘승자의 저주’에 걸려들지도 모른다. ‘난마’처럼 얽힌 문제를 풀기 위해선 ‘정파를 초월한 애국심’을 호소, 여야 간의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온다. 새 정부와 국회가 엇박자가 계속될 경우 국정 공백 기간만 길어질 수 있다.

국외문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공세와 사드 비용문제,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노골화하는 일본의 군국주의 등 대외 불안요인도 첩첩산중이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내수부진·가계 부채 등 내부 위험요인도 만만찮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구속 정국의 후폭풍으로 세대 간과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 역시 극에 달했는데도 위기 돌파의 정치 리더십은 잘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새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외교안보, 양분화된 국내정치, 심각한 청년일자리, 수출의 성장정체 등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불통’·‘연정’ 실패 때 최악 될 수도

과거 대통령에 정의를 원했지만 무소불위로 휘두른 권력으로 나쁜 흔적을 남겼고, 국민들의 원성을 산 낙제 대통령이 대부분이었다. ‘불통’에다 ‘연정’에 실패하고 공약마저 불이행 때는 또 탄핵이란 ‘비운’을 맞는 최악의 사태가 될 수 있다. 새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경험해 보지 못한 험로가 예고된 난관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존경받고 나라를 한 단계 도약시킬 역량 있는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기대하지만 선거 막판에 “극우 보수세력 완전히 궤멸, 이놈들아, 도둑놈들, 9년 집권 적폐청산” 등 ‘거친 막말 레이스’를 보면 뒷감당과 후유증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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