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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69>거창 두무산콘크리트 덮힌 암석길, 원시림 되찾을 대책있어야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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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3  21: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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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아델스코트cc 게스트하우스앞에서 출발한 뒤 산으로 접근하면 된비알에 거대한 너덜지대가 막아선다.바위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주행에 조심해야하는 구간이지만 오랜 과거에 형성된 원시적인 모습이란 걸 생각하면 신비함마저 든다.


두무산(해발 1036m)은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묘산면에 걸쳐 있다. 가조 쪽 산허리 사면에 아델스코트라는 이름의 골프장이 위치하고 있고 북쪽에는 대구∼광주고속도로(구 88고속도로)가 가로지른다. 그 너머에 삼각뿔처럼 생긴 비계산(1131m), 더 멀리 소머리 형상의 우두산이 보인다. 남서쪽에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표범이 잡혔다는 오도산(1134m)과 여성의 나신처럼 생긴 미녀산(930m)이 연결돼 있다. 병풍처럼 둘러싼 중앙에 화산 분화구 형태를 한 너른 들녘은 가조이다.

산봉우리 위에 항상 안개가 끼여 있다고 해 두무산(斗霧山)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다. 정상부 능선을 타고 가다 보면 안부에 ‘신선 통시’라는 바위가 있다. 옛날 두무산을 지키는 신선이 합천군 묘산 쪽을 바라보며 통시(화장실)처럼 생긴 바위에 앉아 큰일을 봤으니 맞은편 묘산에는 신선을 닮은 인물이 많이 나고 뒤쪽 거창 가조에는 농토가 비옥해 부자가 많이 난다는 말이 전해온다.

실제 남쪽으로 황매산 등 험준하고 아름다운 고산이 즐비하고 뒤쪽인 북서쪽 가조면에 넓은 평야지대가 있다.

이 산은 또 너덜겅이 많은 산이다. 완만하던 등산로가 된비알에서 너덜지대를 관통하게 되는데 등산 시 발목보호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산 동쪽 노루목재 밑에 있는 묘산면의 소나무(천연기념물 제289호)가 유명하다.

▲등산로; 가조∼가야로 중간 아델스코트cc 게스트하우스 앞 갈림길→아델스코트 가장자리 등산로→너덜지대→두무산 능선갈림길→좌측 두무산(반환)→능선→1016m봉→갈림길→수포대→모현정→양지마을

 
   
▲ 수포대


▲오전 10시, 아델스코트 컨트리클럽 게스트 하우스 메이플 이정석 앞이 등산로 입구이다.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는 도로변 삼거리 이정표가 두무산 등산로를 안내한다. 옆에는 1971년 앙지촌∼성터 간 도로를 준공했다는 기념비까지 세워져 있다.

등산로는 소나무 갈비가 두껍게 깔려 있는 솔숲으로 이어진다. 솔숲사이로 멀리 뾰족한 정상에 통신시설이 서 있는 오도산이 스쳐지나간다. 등산로는 골프장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따라 완만하게 올라간다. 골프장엔 평일이어서인지 운동을 하는 사람은 없고 직원들이 잔디를 손질하는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골프장 덕분인지 등산로 곳곳에 여유를 갖고 휴식을 할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고 등산로도 비교적 선명해 여유를 즐기면서 오를 수 있다.

다래넝쿨이 치렁치렁 나무에 걸쳐 타고 올라가는 풍경이 원시림 같은 느낌이다. 작은 넝쿨을 짤라 수액을 맛보려 했으나 가뭄 탓인지 한 방울의 수액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대신 물 한잔으로 여유 있는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오름길에 붙는다. 오전 10시 54분, 출발 한 시간이 지났을까. 완만하던 산행길이 갑자기 급해지면서 거대한 너덜지대가 등장한다. 바위사이에 서로 엉켜 있어도 성근 틈이 생겨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바위가 많다. 그래서 성가시고 위험하기도하다. 이럴 땐 등산용 스틱도 불편한 장비여서 아예 접어 들고 가는 것이 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과거에 형성된 원시적인 돌무더기라는 생각하면 신비함마저 든다.

너덜지대를 약간 벗어나 오르는 길이 있으나 그곳 역시 푸석한 마사토여서 발이 푹푹 빠지고 무너져 내리기가 일쑤여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뒤돌아보면 발 아래 황토색 골프장과 맞은편 고속도로 너머 비계산과 우두산의 실루엣이 안개 속에서 형체를 드러낸다.

오전 11시 42분, 능선 갈림길에 올라선다. 왼쪽방향이 두무산, 오른쪽 방향이 오도산 3.4㎞를 가리킨다.

 
   
▲ 수포대와 양지촌마을 중간에 있는 모현정


드디어 1시간 40분의 산행 끝에 녹록치 않은 오도산 정상에 선다.

정상석엔 해발 1046m가 새겨져 있고 옆에 세운 이정표엔 1038m로 돼 있어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동으로 비슬산, 서쪽에 황석산, 남쪽에 합천호 황매산, 북쪽에 가야산이다.

오후 1시 35분, 바위생김새가 화장실처럼 생긴 ‘신선통시’를 지난다. 민망하지만 이 자연 화장실에서 해학적인 포즈를 한 번씩 취해본 뒤 한바탕 박장대소로 산행의 즐거움을 다시금 확인해본다.

이 지역을 벗어나면 내림 길이며 곧이어 특이한 구렁지대가 나타난다. 땅이 푸석한 마사토지대여서 흙이 빗물에 쓸려간 곳에는 큰골을 만들고 그렇지못한 지역은 큰 능선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굴곡이 심하다.

곧이어 등산로는 기이한 바위가 있는 골진 계곡으로 떨어진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역인 듯 나무와 원시림이 울창하고 여기저기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쓰러져 있다. 자빠진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이다.

물길을 서너번 가로질러 건너고 다시 되 건너기를 두 세차례, 2시 10분, 이 산의 볼거리인 수포대길이 열린다.

오후 3시 가조 6경 수포대에 닿는다. 가조면 도리 대학동 소재 수포대는 가조 6경에 들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다.

동방이현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 선생이 5년 동안 향토 선비들에게 성리학을 강론하며 거닐었던 유서 깊은 곳이다.

평촌 최숙량과 더불어 이곳에서 서로 만나 향유들에게 성리학을 강론하며 산천경관을 즐겼다.

안내판에 ‘산수풍경이 천하일미라. 기러기 포구에 자라처럼 우뚝 솟았다하여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오대산이라 부르던 것을 점필제 김종직 선생의 수제자인 두 거유가 강론한 이후로 오도산이라고 고쳤다’고 돼 있다.

 
   
▲ 신선통시


가조 고을 이와 이일협은 같은 글을 남겼다.

/시냇물은 졸졸 흐르고/돌들은 잘고 잘아 물과 돌이 서로 어울려 흐르니/그 소리가 한훤당의 돈독함과 일두의 순수함을 모아 이룬 구슬 같구나/기이한 바위가 있는 계곡으로 사람 발길 닿지 않은 원시림 나무 자빠진 골/

그러나 실상 수포대는 기존의 아름다움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았다. ‘산수풍경 천하일미, 기러기 포구에 자라처럼 우뚝 솟은 것은 없고, 수포대 암석 위로 길을 내느라 콘크리트가 뒤덮였고 주변 바위는 검은 이끼가 끼어 볼품이 별로 없었다. 근본적인 복원이나 보호대책이 필요해보였다.

오후 3시 5분, 수포대를 떠나 마을길을 따라 내려오면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346호 모현정이 나온다. 선현을 사모하는 정자. 즉 1898년 광무 2년 김굉필 일두 정여창선생과 함께 학문을 강마하던 최숙향 등 삼현을 추모하기 위해 평촌공의 후손과 향림 30고을 1000여명이 정성을 모아 건립한 정각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최씨 후손들이 살고 있다. 마당 가운데 큰 돌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 특이하다. 지동암(志同巖)이라고 새겨져 있는데 선생들이 이곳에 기대 산을 바라보며 토론하던 장소였다고. 정자 옆에는 ‘평촌최공유적비’와 한훤당을 상징하는 감나무도 서있다.

오후 3시 10분, 양지촌경로당에 도착한 뒤 출발지 아델스코트 컨트리클럽 게스트 하우스까지는 가조택시를 이용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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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빠진골에서 만난 기이한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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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나무가 길을 만든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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