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마스크·공기청정기, 공기질도 빈부격차
고가 마스크·공기청정기, 공기질도 빈부격차
  • 연합뉴스
  • 승인 2017.05.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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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만 원을 주고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미세먼지용 마스크 34장을 샀는데, 가족 네 명이 나눠 쓰면 열흘도 채 못 쓰네요.”(직장인 신 모 씨·43·서울 본동)

 짙은 미세먼지는 한국인의 기관지와 폐 뿐 아니라 이처럼 가계 살림살이까지 옥죄고 있다.

 9일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검색하면, 수십 원 부터 수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마스크를 고를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검증된 ‘KF80’, ‘KF94’ 등 인증 제품의 경우 최소 2000원 안팎은 줘야 살 수 있다.

 수 천 원짜리 마스크가 일회용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상당수 소비자가 아까운 마음에 이틀, 사흘 정도 더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경제적 부담 탓에 제대로 미세먼지를 거를 수 없는 일반 마스크를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비(非) 인증’ 마스크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다.

 심지어 일반 마스크 중에서는 1개 가격이 20원에 불과한 제품도 있다.

 티몬 관계자는 “인증 없는 일반 마스크 가운데 약 15% 정도가 중국산”이라며 “미세먼지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요는 꾸준히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차량용 필터를 창문에 붙여 미세먼지를 막는 법’ 등의 저렴한 자구책이 공유되는 현실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보다 ‘확실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공기청정기’ 사용을 권하지만, 서민 입장에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요즈음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인기를 끄는 ‘LG전자 퓨리케어(AS281DAW)’ 공기청정기의 가격은 온라인에서 96만~190만 원 수준이고, 티몬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 ‘삼성 블루스카이 5000(AX60K5580WFD)’의 가격대도 40만 원대 후반이다.

 물론 20만~30만 원대 보급형 저가 공기청정기도 있지만, 고가 제품들과 어느 정도 정화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마스크 하나의 가격이 거의 저가형 공기청정기와 맞먹는 제품도 있다.

 미국산 ‘보그 마스크’의 가격도 일반 미세먼지 차단 일회용 마스크의 10배가 넘는 2만9500원이다.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하루 2시간씩, 최대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세척을 통해 재사용까지 가능하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하루 평균 300만 원어치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무려 620만 원대 가격의 독일 ‘나노드론’ 공기청정기의 주문량도 30% 이상 늘었고, 260만 원짜리인 아이큐에어의 ‘헬스 프로 250’ 모델은 백화점 모든 매장에서 동나 주문하면 평균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다.

연합뉴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자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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