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서부경남시대의 도래
강병중(넥센타이어·KNN 회장)
[특별기고] 서부경남시대의 도래
강병중(넥센타이어·KNN 회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5.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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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천 항공국가산업단지가 드디어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진주시 정촌면과 사천시 용현면 164만㎡(50만평)에 올 연말 착공해 2020년 완공한다는 소식이다. 비록 서부경남 주민들이 원했던 100만평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단계적으로 확장되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으니 환영하고 또 환영할 일이다. 경남지역에서는 1974년 창원국가산단이 조성된 지 43년 만이다.

항공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입주의향을 밝힌 한국우주항공(KAI), 샘코, 아스트 등 42개사가 들어서게 되고 1조971억 원의 경제유발효과와 9623명의 추가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한다. 국내 기반이 약한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항공전문기관, 영국 첨단생산기술연구소 등 글로벌 항공 R&D센터 유치 협의가 진행 중이다. 경남도가 항공전자 기능을 강화해 항공우주분야의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육성할 포부를 밝혔으니 동북아 항공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다.

특히 기존의 방위산업 가운데 KAI와 록히드마틴사가 공동개발한 T-50A 고등훈련기가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항공국가산단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T-50A는 최고속도가 마하 1.5에 달하며 최신 디지털 비행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5세대 전투기의 훈련기로는 최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부품만 32만개, 내부배선의 총 길이가 15㎞에 달할 만큼 연관산업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T-50A 350대 가격은 18조원에 달하며, 앞으로 미 해군과 해병대의 훈련기로 650대가 소요되므로 모두 합하면 50조원에 이르는 사업이다.

부산, 마산과 함께 경남의 거점도시 역할을 했던 진주가 제3공화국 이후 침체일로를 걸어온 게 사실이다. 이후락, 박종규 같은 인물이 울산과 창원에 국가산단을 조성했으나, 서부경남은 농어촌지역으로 낙후되고 말았다. 서부경남은 2015년 기준으로 경남 인구의 22%를 차지하는데 지역내총생산(GRDP)는 19%에 불과했다. 서부경남 출신의 역량 있는 지도자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는 세월이 거듭됐다.

그런데 진주에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공공기관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해 말에는 경남도 서부청사가 진주에 세워졌다. 항공국가산단 지정은 서부경남이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디딤돌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이제 진주·사천 항공국가산단이 승인받았으니 물류를 담당할 남부내륙철도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재정 투입이냐, 민간투자냐 하는 투자방식에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방식이든 조기 착공의 명분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서부경남 발전은 서부경남 지역민들이 주도해야 한다. 사천과 진주가 하루속히 통합해야 한다. 사천지역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행정구역이 광역화돼야 체계적인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 통합시의 시청을 비롯 주요 행정기관을 사천지역으로 이전해서라도 인구 100만 거점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항공국가산단이 진주와 사천에 걸쳐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 통합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최근 국토연구원의 조사결과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77개 시 가운데 20개가 인구가 급격히 줄고 빈집이 늘어나는 ‘축소도시’로 나타났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인구와 세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항공국가산단 조성을 계기로 서부경남 발전을 위한 장기 로드맵이 마련되기 바란다.

 
강병중(넥센타이어·KNN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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