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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호박고구마 밤고구마문진영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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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4  21: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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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고구마 재배는 1980년대까지 거의 주정을 만들기 위한 전분용으로 활용되었다.

소위 말하는 ‘빼떼기’라는 용어로 고구마를 얇게 잘라 건조하여 정부수매를 통해 농가에 소득을 올려주었다. 그때는 지금의 고구마와 달리 수확당시에는 맛이 거의 없다가 겨울을 지나면서 저장 중 탄수화물이 당화되어 삶아 먹으면 단맛이 많이 났지만 육질은 물렁물렁하여 물고구마로 불렸다. 그래서 지금도 연세가 드신 분들 중 그러한 고구마를 찾으시는 경우가 많지만 영양번식을 하는 고구마의 특성상 유전자원으로 남아있지 않아 구하기가 어렵다. 그때의 고구마가 지금의 ‘충승100호’라는 품종으로 일본에서 도입된 ‘오키나와100호’이다. 이 품종은 중국으로도 건너가 많이 재배되었다고 문헌에 전해지고 있다.

현재 고구마의 위상이 달라졌다. 베타카로틴 등 다양한 기능성에 대해서 밝혀지고 알려지면서 기호성 식품 및 건강식품으로 바뀌면서 간식은 물론 아침 등 식사대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최근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꿀고구마라는 용어가 나오고 있다. 고구마의 특성을 강조한 말로 일본에서 품종을 가져와 국내에서 이러한 용어로 판매되고 여기에 소비자의 호응이 덧붙여져 널리 회자되는 말로 바뀌었다. 밤고구마는 전분함량이 많고 삶았을 때 육질이 단단하여 밤을 연상한다고 하여 불려지고 있다. 호박고구마는 속이 주황색을 띄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꿀고구마는 당도가 높은 고구마를 일컫는 용어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 들은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밤고구마를 분질고구마, 호박고구마를 점질고구마, 분질고구마와 점질고구마의 중간의 전분을 가진 중간질 고구마로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품종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 만큼 품종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국내의 고구마 재배 역사는 1763년 통신사 조엄 선생이 일본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가져와 부산 동래에 시배한 뒤로 구황작물로서 이용되어 오다가 전분용으로 거쳐 최근 식품으로 활용되는 트렌드로 고구마가 완전히 식용으로 활용한 육종의 역사는 짧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당도와 식미가 우수한 품종이 국내로 들어와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도 우수한 품종이 나오기 시작해서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유일하게 품종명으로 팔리는 국내산 고구마가 있으니 그것은 ‘풍원미’이다. 그 외에도 좋은 품종이 많이 나왔으며 앞으로도 좋은 품종이 나올 것이다.

요즘 신문에서 고구마 꽃이 피었다는 기사가 많다. 예전의 품종은 꽃이 잘 피지 않아 100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고 했으나 최근의 품종 중에는 꽃이 피도록 한 개화성 품종도 있어서 고구마 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고구마 꽃이 잘 피지 않기 때문에 같은 메꽃과인 나팔꽃에 접목시켜 꽃을 피게 한 뒤 교배를 시켜 품종을 육성하기 때문에 고구마 육종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일본에서와 같이 품질이 우수한 고구마에 대해 품종명으로 판매되는 고구마 품종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품종들이 외국에서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등으로 불리면서 판매되길 기원해 본다.



/문진영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문진영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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