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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여성 가구가 불안에 떨고 있다[시민기자] 여성전용 건물 오히려 범죄 노출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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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9  02: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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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박현영미디어기자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던 A 씨는 창밖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낯선 남자가 열린 창문 틈 사이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그사이 남자는 도망갔다. 그녀의 집은 방범창이 있었지만 1층이었고, 수상한 사람이 창문으로 그녀를 지켜본 건 이미 수차례나 있었던 일이었다. 이미 몇 번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가 없으니 일대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1인 가구 여성은 다른 가구의 여성보다 불안해하거나 우울해하는 경우가 많다. 원광대 간호학과 박숙경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1인 가구 여성은 29.1%로 다인 가구 여성(26.7%)보다 많았다. ‘자신이 우울한 상태’라고 판단하는 비율도 1인 가구 여성은 11.1%, 다인 가구 여성은 6.7%에 달했다.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1인 가구 여성은 16.9%로 다인 가구 여성(9.4%)을 훨씬 웃돌았다.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원인의 큰 부분을 남성이 휘두르는 폭언과 폭행에 대한 염려가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뉴스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김해시에서는 창원시 마산회원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던 정 씨가 면식이 없는 여성 B 씨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 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에 따르면 정 씨는 원룸 근처를 배회하다 B 씨를 발견, B 씨를 따라 원룸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1층 출입문 번호키가 잠겨 있어 따라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정 씨는 불이 켜진 방 위치를 파악해 B 씨의 원룸 호수를 알아냈다. 같은 날 새벽 5시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여성들은 더욱 안전한 주거환경을 위해 ‘여성 전용건물’을 선택한다. 여성만 세입자로 받고 있으므로 같은 조건의 다른 곳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실제 거주하고 있는 여성들은 ‘여성 전용’이어서 오히려 범죄에 노출되는 것만 같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창원시의 한 대학가에서 자취하고 있는 C(22세) 씨가 사는 건물에는 전면에 ‘여성 전용’이라고 크게 붙어 있다. C 씨는 귀갓길 집 앞에서 “지나가는 남자들이 여기는 진짜 여자들만 사는 거냐, 하렘 아니냐, 들어가면 천국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가끔 보안장치가 되어 있는 문 앞에 낯선 남자가 뚫어져라 내부를 쳐다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에 신고도 하고 집주인에게 말하기도 했지만 “예민한 사람이 뭐든 수상하게 느끼는 게 아니겠냐”라는 답을 들었다. C 씨는 “여성 전용 원룸이 더 안전할 것 같아 택했는데, 오히려 더 타깃이 되는 것만 같아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업을 하는 박진희 씨는 “경비실이 1층에 따로 있어 보안이 철저한 곳이 진짜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경비실이 따로 없는 곳은 외부 침입자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비실 등에 따른 안전대책이 있는 경우 임대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 1인 가구 문제에 대해 “현재 여성 안심 택배나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 등 정책이 부족하지는 않다”며 “그보다 사회적인 인식, 성범죄 신고율 등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독신율은 1990년대 1% 미만에서 2010년 2.5%로 크게 높아졌다. 1인 가구 여성이기 때문에 불안을 감수하고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1인 여성 가구도 안전하게 행복할 권리가 있다.

오진선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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