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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독서
박상재 (진주서진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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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9  0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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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청나라의 유명한 문장가 장조는 그의 ‘유몽영-희미한 그림자’라는 글에서 친구와 독서를 언급하고 있다. 그는 친구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데 첫째는 많이 배운 친구 ‘연박우’이다. ‘연못처럼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마치 특별한 책을 읽는 것과 같다’라고 저술하고 있으며 둘째, 풍아우이다. ‘바람처럼 우아한 품격을 갖추고 있는 친구이니 이런 친구를 사귀는 것은 훌륭한 시인의 시를 읽는 것과 같다’라고 기술한다. 셋째는 근칙우이다. ‘근면하고 성실한 친구이니 이런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옛 성현들의 경전을 읽는 것과 같다’라고 극찬하며, 넷째로 골계우를 이야기하는데 ‘재치있고 유머가 많은 친구이니 이런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좋은 소설책을 읽는 것과 같다’라고 기술한다.

친구 이야기하면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고사를 좋아한다. 전국시대 진나라에 거문고 명인인 유백아(乳伯牙)라는 이가 있었는데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그 소리를 듣고 백아가 거문고를 연주할 때 자기의 감정을 담아내는 재주를 매우 아꼈다. 하루는 백아가 산위에 오르는 것을 상상하며 연주하는데 종자기가 ‘훌륭해, 높고 험한 것이 태산 같군’하며 정확히 백아의 마음을 꿰뚫었다. 그러던 어느 날 종자기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자 백아는 절망한 나머지 자기 거문고 소리를 들을 만한 사람이 없어졌다며 거문고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고사다. 연암 박지원은 “벗은 한집에 살지 않는 아내요, 제2의 나”라고 했다. 옛 성현은 ‘참된 친구 셋을 얻는다면 천하를 얻은 것과 같다’라며 우정의 가치를 사랑보다 높은 차원에 두었다고 한다. 장조는 인생에서 ‘열 가지 한스러운 것’ 중 하나가 ‘책이 좀먹는 일’이라고 할 만큼 책을 아끼는 이였다.

“천하에 책이 없다면 그뿐이지만 있을진대 반드시 읽어야 하며, 술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있다면 반드시 마셔야 하고, 명산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있다면 반드시 노닐어야 하며, 꽃과 달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있다면 반드시 감상해야 하며, 재자가인(才子佳人)이 없다면 그뿐이지만 있다면 반드시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세월도 가고 친구도 가는데…. 여보게, 저승갈 때 무얼 가지고 가려는가.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세나.

 

박상재(진주서진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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