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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70>거창 오두봉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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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9  02: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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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바다 오두봉 정상, 바위와 초록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멀리 사면 산마루금이 기백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오두봉은 우리 가까이 있는 산이지만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주변에 워낙 유명하고 걸출한 산이 있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손해(?)를 보고 있다 할까. 주변에는 1000m급 고산에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기백산과 금원산, 현성산이 있어 950m급 오두봉이 잘 보일 리 없어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다행이다. 인적이 드물어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데다 정갈한 수목이 자라고 있어 고즈넉한 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두봉 너머에는 용추계곡이라는 큰 골이 하나 있다. 용추폭포가 있는 이 골은 다시 추켜세워서 정상에 허연 암릉의 황석산을 형성한다. 오두봉에서 빤히 보인다.

취재팀은 기백산 동쪽 거창군 위천면 금곡마을에서 오두봉에 올라 상천저수지 방향 암릉을 타고 하산하다 중간지점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택해 원점회귀하는 등산로를 택했다.

장거리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은 오두봉→기백산→금원산→현성산으로 환 종주하는 산객이 많다. 이 코스는 17㎞에 휴식 포함 9시간이 소요된다.

여름 계곡산행을 즐기려면 오두봉에서 기백산 방향으로 가다가 마당재 갈림길에서 한수동 계곡 방향으로 진행한 뒤 계곡 길을 타고 내려와 채석장, 상천저수지→점터로 하산하는 방법도 있다. 한수동은 여름철 등산인과 피서객의 힐링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오두봉 오름길에서 만나는 암릉.


▲등산로;거창 위천면 금곡마을회관→첫번째 갈림길(사방댐부근)→산소→두번째 갈림길→작은 암릉→오두봉 정상→성벽같은 암릉→갈림길(금곡마을 방향)→금곡마을 회귀.
 
   
▲ 산철쭉


▲거창 37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빠져 위천면 금곡마을까지 간다.

금곡마을 공동거주의 집이 등산로 초입이다. 오전 10시 5분, 농사철을 맞아 농업기술센터에서 정비사들이 나와 마을의 경운기와 밭 관리기 등 농기계를 수리 중이다. 주민에게 오두봉 가는 등산로를 물었더니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마을 담벽과 실개울 사이로 난 마을 안길을 따라 오른다. 빈집도 몇 채 보여 하릴없이 발 뒷꿈치를 들고 서서 담을 넘어본다. 인기척이 없는 집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랐다. 적막하고 고독하고 그래서 을씨년스럽다.

마을을 벗어나 산기슭에 붙으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작은 텃밭에 감자와 도라지 엄나무 제피나무 등이 초록잎을 성성하게 키우고 있다.

처음부터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사방댐이 보이는 작은 교량 앞 첫 번째 갈림길에선 왼쪽 길을 따라야 한다.

오두봉 3.4㎞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고 언덕을 살짝 넘어서면 오전 10시 18분, 대형 축사 몇 동이 등장한다.

임도 오른쪽 하빈이씨 산소 앞을 지나면 왼쪽 언덕 아래에 습지인 구릉, 이어 두번째 갈림길에 선다.

오전 10시 27분, 이곳을 기점으로 왼쪽 길로 오르거나 오른쪽 길로 오르거나 하나를 택하면 된다. 좌측은 짧은 반면 길이 드세고 오른쪽은 완만하면서 거리가 길어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대체로 등산객이 많지 않아 잡풀 때문에 등로 구분이 어려운 구간이 나와 주의가 필요하다. 그나마 위천면 명의의 ’추억이 담긴 옛길’이라는 빛바랜 리본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오름길 부드러운 길에 야생화와 소나무 숲이 정취를 더한다. 기점에서 30여 분 만에 첫 봉우리, 역시 소나무가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다.

 
   
▲ 산철쭉


오전 11시 37분, 등산로는 한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이 뚫린 암릉 옆으로 이어진다. 철쭉이 남아 있었다. 그것도 지리산 칠선계곡 등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연분홍 산철쭉이었다. 들녘에서 자라는 철쭉과 차이를 보인다. 색도 연하고 꽃봉우리도 크며 수술 안쪽 끈끈이 접착력도 약하다. 천적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철쭉 군락지 뒤로 볼록한 산봉우리는 오두봉. 그 오른쪽 사면의 산줄기는 취재팀이 진행해야 할 등로인데 긴 암맥이 가로로 뻗어 있었다.

크고 작은 오르내림이 몇 차례 이어진다. 주의할 점은 정상이 코앞에 있는 듯해서 다가가면 한 봉우리가 나타나고 또 다가가면 다른 봉우리가 나온다.

낮 12시 7분, 오두봉 정상에 닿는다. ‘새의 머리’라는 뜻의 조두봉(鳥頭·957m)으로도 불렸다. 오는 한자 까마귀 오(烏)이다. 인근 거창의 오도산과는 다른 산이다. 바위가 쏙쏙 박혀 있고 사이 사이에 연초록의 나무가 위치해 조화를 이룬다.

사방에도 초록이다. 싱그러운 초록의 산, 연초록·진초록의 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황석산, 기백산, 지리산까지 조망된다. 정상에선 기백산 등정길과 상천저수지 하산 길로 나눠진다. 기백산 등정 길 중간 지점 마당재에서 갈라져 한수동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

 
   
 
   
▲ 은밀한 곳에 숨어 있는 산새 둥지와 알


취재팀은 상천저수지에서 내려가는 등성이 길로 방향을 잡았다. 찾는 산객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등로에 낙엽이 쌓여 카펫처럼 푹신한 것은 좋은 점이었다.

하산 길은 한동안 오르는 길에서의 숨이 찼던 고통을 보상받는다. 하산 길에서 휘파람을 불 수 있는 여유는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오후 2시, 마치 누군가 인위적으로 쌓은 성벽 같은 암릉길이 나타나는데 바위 위를 걷는 맛이 짜릿하다.

왼쪽 아래 계곡 한수동 라인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더 멀리 거대한 슬랩을 보듬고 있는 현성산이다. 그 아래 흉물처럼 보이는 것은 화강암 채석장, 그 앞이 상천저수지이다. 그 옆 서덕지는 조사들의 인기 낚시터로 꼽힌다.

산으로 둘러싸여 경관이 수려한데다 붕어와 잉어가 잡히는 포인트로 이름이 났다. 저수지 상류 중앙과 우측권은 수위가 낮아졌을 때 대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한수동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면서 크고 작은 웅덩이와 폭포, 소 담이 형성돼 있다. 계곡산행지로 꼽히면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하산길에도 가끔씩 등산로가 희미해져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희미해지다가 다시 살아난다. 정확한 등산로를 찾아 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취재팀은 두 차례 정도 길을 잘못 들었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오른쪽 탈출 길을 찾아야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내림길에선 오른쪽에 길이 있는지 신경을 쓰면서 주행해야 한다. 이 지점에선 이정표가 없다. 오후 2시 20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한다. 등로 곳곳이 정비가 안돼 일반 산객의 접근이 어려워 등산로나 지리에 밝은 사람이 동행해야 한다.

5월이 넘어가면서 숲이 많이 들어찼다. 긴 팔, 긴 바지는 필수다. 기온이 올라 덥다고 해서 반바지 반소매를 입는 것은 삼가야 한다. 풀잎에 살짝만 긁혀도 상처가 나고 풀독은 완치까지 며칠이 걸린다. 또 주의할 점은 여름 산행 시 충분한 물과 간식 등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후 2시 52분, 갈림길을 다시 만나면 산행은 막바지로 향한다. 이 곳에서 금곡마을까지 20여분이 더 소요된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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