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의 월요단상] 나에게 죽음이 가까워졌다면
[이석기의 월요단상] 나에게 죽음이 가까워졌다면
  • 경남일보
  • 승인 2017.04.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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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을 것을 미리 알고 있는 것 보다는 죽을 것을 아예 모르고 지낼 때, 삶에 대한 의욕과 애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지 않을 까 한다. 그러나 자기에게 곧 죽음이 닥쳐왔다면, 아니 말기 암으로 일정한 시간의 한계뿐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면 과연 살아있는 날까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아무리 기막힌 인생이라 해도 충실히 살아간다면 하루하루가 모여서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겠지만, 그러나 죽는다는데 어찌 그날까지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새로운 세간(世間)을 위해서라면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로운 자신을 찾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한다. 누구나 한권의 소설이 될 만한 스토리를 엮어가며 살아가는 인생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자는 없다. 그러나 한 계절만 살아가는 초목도 있고, 매미는 일주일을 살기 위해 칠 년 동안 어둡고 축축한 땅속에서 참고 기다린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괴로움도 허공에다 풀어낼 수 있는 기막힌 심리치료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는 인생이기도 하다.

죽음이 한 달 아니면 더 가까워질 수도 있는 정해진 삶이라면 소중한 하루하루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즐겁진 않더라도 아름답게는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며칠만 더 살게 해 달라고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야 왜 없으랴만, 내일 하루 아니 조금만 더 살수 있다면 일평생을 마무리하는 엄숙하고도 숙연한 시간이 될 수 있을 듯,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 이 하루는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하루인가.

죽음이 다가오는데 좀더 겸손해지길 바라자. 무엇을 하든지 다 양보해야 하고, 더 아름다워져야 하는 마음이라면, 누구에게나 사랑을 베풀면서 누구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으려고 애써만 한다. 내일 죽음이 닥치더라도 준비된 상태가 되도록 이 하루 오늘을 내 생애의 마지막 날인 듯 성심을 다하며 살아가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소중히 사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주의의 사람들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이 마지막 삶에 대한 아름다운 마무리이기 때문이다.

살아온 세월에 대한 반성과 나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며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되새기자. 모든 걸 내려놓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고상한 영역으로 깊어만 갈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윤회설에 의하면, 죽는다는 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지금 살고 있는 생활보다 훨씬 아름답고 고귀한 삶을 다시 이어 사는 것이라 했다. 가능하면 좋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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