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2 (402)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2 (402)
  • 경남일보
  • 승인 2017.03.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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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2 (402)

“절집에서 같이 공부한 내 도반인데, 지리산 암자에 주지로 와 있어. 집에만 있지 말고 이 물건도 좀 전해주고 운동 삼아 다녀와. 시간 내서 주변 여행도 더러 하면 좋은 점이 많을 게야. 진주는 참 지역적으로 천혜를 받은 곳이라고 타지 사람들도 부러워해. 뒤로 보면 지리산이 있고 앞에는 또 태평양이 쭉 밀어 보낸 남해 바다가 있고.”

듣고 보니 천혜라는 표현은 그리 과장되지 않았다. 서북으로 가면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인자들이 기호하는 지리산 준봉이 있고, 또 남으로 한 시간여 거리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지천인 삼천포가 있고 그 바다는 또 넓은 대양으로 통해 있다.

거기 더해서 도동이나 평거의 비옥한 농지에서 나오는 싱싱한 농산물은 또 얼마나 풍성하게 밥상을 꾸밀 수 있는가.

다음날 아침나절 양지는 중산리 행 버스를 탔다. 오빠는 목장에 있는 차를 가져가라 했지만 시간이 많으니 여행 기분도 낼 겸이라며 사양했다. 시외버스로 한 시간여 거리에 한국의 삼신산 중 하나라는 지리산이 있지만 천왕봉은 등산을 해볼 기회도 없었고 이름만으로 알고 있었던 곳인데 오늘 드디어 그 산협으로 들어간다.

원지를 지나자 치맛주름처럼 펼쳐진 지리산 자락 사이로 강물과 다정하게 차는 달린다. 덕산 초입에 들어서자 내 품이 필요하면 와서 안겨보라는 듯 겹쳐있는 다른 산 너머로 1915m의 우뚝한 천왕봉이 얼굴을 쑥 빼서 이쪽을 굽어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눈으로는 빤히 올려다보였지만 발 빠른 등산객도 몇 시간이나 부지런히 올라야 되는 산길이다.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싶은 가책으로 어젯저녁에 숙지해놓은 천왕봉에 대한 상식을 들추어본다.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로 전래되어 왔으며 신라 5악 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 난다해서 지이산(智異山)이라 불린다. 백두산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에서 두류산(頭流山)이라 불리기도 하고 불가(佛家)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을 일컫는 ‘방장’의 깊은 의미를 빌어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한다.

국립공원으로 명명된 해는 1967년12월29일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며 경상남도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등 3개 도 5개 시 군, 15개 읍 면에 걸쳐있으며 그 면적은 440,517㎢에 이르며 이를 환산하면 무려 1억 3000 평이 넘는 면적이 된다. 이는 계룡산 국립공원의 7배이며 여의도 면적의 52배 정도로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이다.

남한에서 두 번 째로 높은 봉우리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1806m의 제석봉, 반야봉(1732), 노고단(1507) 등 10여 개의 고산준봉이 줄지어 있고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의 거리가(25.5㎞) 60여리가 넘고 320㎞인 둘레길은 800리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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