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의 눈물, 올해는 달랐다
봉하의 눈물, 올해는 달랐다
  • 김응삼·박준언기자
  • 승인 2017.05.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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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된 '노무현 친구 문재인' 추도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이 치러진 지 2주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을 찾아 대선 승리 소식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을 것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추도식이 시작된 오후 2시 부인 김정숙 여사, 노 전 대통령 유족인 권양숙 여사와 그의 아들 건호 씨와 행사장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의 뒤로는 이해찬 전 총리, 문희상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함께했다.

김 여사와 권 여사 사이에 마련된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내빈소개 순서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관객 쪽을 바라보고 일어나 손을 들어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시종 차분한 표정으로 추도식을 지켜봤다.

추도식은 이해찬 노무현 재단이사장의 감사 인사에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향한 영호남의 고른 지지는 민주화 이후에도 아성처럼 남아있던 지역주의의 벽을 허문 역사적 사건”이라며 “국민만 바라봤던 노무현 대통령처럼 국회도 소통과 협치로 국민에게 힘이 될 것”을 다짐했다.

추도식에서는 또 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대통령의 집 안내해설을 맡았던 고명석·김용옥 회원이 함께 추도사를 낭독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부활, 새로운 시작’라는 제목의 추도사에서 “민주주의가 부활하고 있다”며 “정의가 승리하고 불의가 패배하는 증거를 보고 싶어 했던 그 사람,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우리 마음속에 사무친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회상했다.

이어 “대통령님도 이제 마음 편히 사시기 바란다”는 말과 함께 “당신이 못다 이룬 꿈, 우리가 기필코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장의 추모사를 듣던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는 대목에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시인인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를 다 읽자 김 여사는 검은 뿔테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도 추모곡이 울려 퍼지고, 희망을 상징하는 1004마리의 나비를 날려 보내는 대목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며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는 말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야 기분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오던 날 연설 말미에 “정말 마음 놓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면서 외친 말이다.

7분간 인사말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에서는 총 15차례 박수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 동안 감정에 북받친 권 여사를 위로하는가 하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의 손을 잡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행사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문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나고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하고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맨 앞줄에서 김 여사, 권 여사, 건호 씨와 헌화·분향을 마친 뒤 한동안 서서 참배객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응삼·박준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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