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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교육기관은 성과주의를 버려야 한다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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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5  15: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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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인 학교에까지 성과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성과주의는 기업에서 먼저 적용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임금제도다. 성과주의가 주는 최대 장점은 성과주의를 적용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성과주의를 적용해 실패한 기업도 많다. 일본 기업인 도요타가 성과주의를 적용했다가 오히려 경영실적이 더 나빠졌다고 한다. 미국 뉴욕주도 교사의 수행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성과주의를 도입했으나 교사 및 학생에게 주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 밝혀지자 2011년에 이 제도를 폐지했다. 몇 년 전 성과주의가 우리 교육기관에 처음 도입됐을 때 그 폐해에 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우리 교육기관은 아직도 성과주의를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성과주의의 교육적 부작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성과주의가 교육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성과주의는 교육자들로 하여금 먼 미래의 성과보다 지금 당장의 성과에 집중하게 만든다. 당해연도의 실적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는 교육자는 몇 년 뒤에 큰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이나 연구를 추진하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해마다 많은 연구실적물을 양산해야 하는 대학교수나 연구자는 짧은 기간 내 학술지에 실릴 수 있는 정도의 논문만 양산하지 10년 뒤 학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제를 연구하려 하지 않는다. 교육행정가도 자신이 임명받은 해에 더 많은 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려고 할 것이다. 얼핏 보면 이것이 산적한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길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더 많은 문제를 쌓는 길이다. 교육은 다음 세대의 사회에서 중추 역할을 할 사람들을 양성하는 일로 백년지대계인데 교육행정가들이 미래보다 지금의 성과에만 치중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둘째, 눈앞의 성과에 초점을 두게 만드는 성과주의는 교육기관이 끊임없이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을 벌이도록 만들어 교사들이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이 등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학교장은 자신이 부임한 학교에서 자신의 실적을 쌓고 싶기 때문에 이전 교장이 추진하던 사업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신임할 수 있는 교사들을 자신의 사업에 배치하고 선임 교장이 하던 사업에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맡기게 된다. 교사들은 이렇게 빨리 변하는 정책과 사업에 지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을 가지기 쉽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몇 해만 지나가면 학교장이 떠나고 새로운 학교장이 부임하고 또 새로운 사업이 추진된다. 우수한 혁신학교들이 어느 날 보통학교로 되돌아가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셋째, 성과주의가 주는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학생들이 입는 피해다. 경쟁적 성과주의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학생들을 자신의 실적을 올리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존중받아야 하는 소중한 인격체로 여기지 않게 될 수 있다. 학생들은 협력하고 배려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경쟁하는 동안에 점점 소외되고 결국 배움으로부터 도망가는 사람이 된다. 폐해가 많은 성과주의를 교육기관에서 하루 빨리 걷어내는 것이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협력과 상호존중을 배우도록 돕는 길이다.
 
김정섭(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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