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혁신도시 ○○족발 집에서 아내와 함께 세 집이서 부부동반 술자리를 갖게 됐고, 그 자리에 같이했던 지인이 사람을 소개하게 됐다. 언론사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사업을 하는 분이라면서 술자리를 같이 해도 좋을 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같이 동석을 하면서 결국은 여덟 명이 함께 자리를 하게 됐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오늘 처음 합류한 분이 경남일보에 기고를 해보지 않겠냐고 말씀하면서 주제는 자유롭게 세상 사는 얘기면 된다고 했다. 그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네, 알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용감하게 수락을 했다. 이제 돌이켜보면 취중에 술의 힘을 빌어 승낙했고 그로 인해 고난의 시간이 시작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에 퇴근 후 또는 휴일에도 고민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받지 않을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도 책임감을 갖고 쓰자는 결심을 하고 힘들게 하나, 둘, 셋 주제를 잡아 그런대로 6회분까지는 정리를 했고, 그중에서 4회분을 언론사에 보냈고 나머지 2편을 더 준비해 총 8편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도 4주는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그 정도는 순조롭게 쓰겠지 하면서 좀 여유를 부렸다.
그러나 고민과 스트레스는 지금부터란 걸 이제야 알게 됐다. 나의 머리와 글 쓰는 실력을 뻔히 알면서 착각을 했던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원고 마감시각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과 같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기분의 스트레스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마무리를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남은 2편 중 한 편을 어렵게, 힘들게 쓰고 마지막으로 이 글로 탈고를 하게 됐다.
아무리 직업으로 한다지만 소설을 쓰는 작가, 드라마 단편·장편을 쓰는 작가들은 우리와 다른 뇌의 구조와 가슴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기분은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 같다. 아무나 글을 쓰고 기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이런 기회를 준 경남일보에 고마움을 느끼고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앞으로 멀리서나마 지켜보고 응원하겠다. 많은 배움의 길을 열어주어 감사드린다.
오광섭(국방기술품질원 시설자산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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