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꿈
강민국(경남도의원)
[의정칼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꿈
강민국(경남도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5.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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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를 넘어 대한민국 해외투자 1위의 나라, 9300만명이 넘는 전체인구 중에서 30대 이하의 젊은층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왕성한 생산력과 소비구조를 동시에 가진 나라, 중국과는 달리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나라, 쌀과 커피를 수출하던 국가에서 글로벌 IT 생산기지로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는 나라. ‘기회의 땅 베트남’을 일컫는 수식어들이다. 필자는 한·동남아의원연맹의 해외시찰 일원으로 베트남을 두 번 방문하며 이 같은 수식어가 틀리지 않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의 방문 중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6만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최우수 한인회로 선정될 만큼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고상구 하노이 한인회장을 만나면서 베트남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그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은 구름에 잠시 가려질 수 있지만 아무리 강한 비바람이 몰아쳐도 달은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있듯이 베트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이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인 호치민(胡志明)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호 아저씨’라 부르던 호치민은 프랑스, 미국 등 초강대국과의 전쟁을 불굴의 애국심과 특유의 전략전술을 구사해 승리로 이끌면서 통일 베트남의 기틀을 세웠다. 그는 교육입국의 정신으로 전쟁 중에도 나라 장래를 위해 젊은 인재들을 소련과 동독으로 유학 보내는 등 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했다. “나는 베트남과 결혼했다”며 평생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오직 나라를 위해 살다가 지난 1969년 작고했을 때 단 한푼의 돈도, 한 평의 땅도 없었다고 한다.

사후에 발견된 그의 전 재산은 지팡이와 옷 두어 벌, 폐타이어를 기워 만든 샌들, 평소 애독한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 등 몇 권의 책이 전부였다. 자신의 시체 때문에 땅이 낭비되고 또 우상화될 것을 경계해 사후에 묘지를 만들지 말 것과 전쟁 종료 후 정치적 보복을 일절 하지 말 것 등을 유언으로 남겼다. 특히 호치민은 전쟁중에도 목민심서를 손에 놓지 않고 탐독했으며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다산을 꼽아 평생의 사표로 삼았다. 목민심서 서장에 나오는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반이요, 나머지 반은 목민(牧民)이다”라는 민본주의를 토대로 그의 ‘3꿍 정신’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3꿍은 ‘함께 산다(꿍아), 함께 먹는다(꿍안), 함께 일한다(꿍땀)’로 청빈한 삶과 함께 호치민의 평생철학이 집약돼 있다.

맹자의 ‘천시불여인화(天時不如人和), 천시가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라는 말씀처럼 어려운 세상을 이겨내는 것은 물질적 요소가 아니라 일체화된 꿈과 의지에 달려 있다. 역사적으로도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경제력·군사력과 같은 물리적 요인보다는 국민의 결속, 단결 등 정신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음을 우리는 베트남의 통일과정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하노이의 깊어가는 밤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해 사색하며 토론했던 일체화된 꿈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넘어 통일된 강한 대한민국으로 그려지길 기대한다.
 
강민국(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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