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임신 중에는 애완동물 키우면 안 되나요?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객원칼럼] 임신 중에는 애완동물 키우면 안 되나요?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 경남일보
  • 승인 2017.05.31 0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완동물을 사람과 정서적 교감하며, 단순한 동물로서가 아닌 또 다른 가족으로 대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임신을 준비하거나 임신했을 때는 애완동물에 관한 우려를 가지기도 한다. 외래에서 주로 하는 질문은 ‘애완동물이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을까’하는 내용이 가장 많다. 물론 광견병, 조충병, 회충병 등은 동물이 인류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질병이다. 그중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톡소플라즈마(toxoplasma)라는 원충이다. 이 기생충은 고양이의 분변에서 발견되며 태아에게 감염됐을 때는 기형아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톡소플라즈마는 인류와 동물이 함께 감염되는 기생충으로서 동물을 통해 인류에게 전염될 수 있다. 고양이과 동물은 톡소플라즈마의 종결숙주로서 고양이 체내에서 번식하고 자라기 때문에 고양이가 배설한 대변에는 사람에게 직접 감염될 수 있는 톡소플라즈마 알이 있을 수 있다. 고양이를 기르면 감염될 기회가 더 많으며 강아지 혹은 기타 동물을 기르면 인체에 감염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비교적 낮다. 임신 중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되면 태반을 통해 직접 태아에게 전염되며 조산, 유산 등을 유발할 수 있고, 태아의 소두증, 정신장애, 운동장애 등 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톡소플라즈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동물병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만약 동물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됐으면 즉시 치료하거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고양이를 밖에서 기르면 안 된다. 밖에서 감염된 음식을 먹을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셋째, 임신준비 때부터 낳을 때까지 직접 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하지 말고 혹은 배설물을 처리할 때 위생장갑을 끼고 처리하며 처리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넷째, 임신 전 기형아를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을 진단하는 TORCH검사를 해야 한다.

다른 문제는 애완동물의 털이 아기의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사람의 코와 기관지의 점막은 동물의 털을 걸려내는 능력이 충분해 호흡기에 들어갈 수가 없다. 동물의 털에 특별한 알레르기가 없는 경우만 아니면 특별한 의학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애완동물의 털에 의해 아기에게 아토피가 생긴다는 설 역시 의학적으로는 정확한 근거가 밝혀져 있지 않다.

만일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애완동물을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가 기본 건강검진을 받은 후 수의사의 처방에 따른 기생충 제거 등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을 했을 경우에는 기형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감염증에 대한 항체검사를 추가해 산모검사를 해야 할 것다. 애완동물과 같이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며, 애완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오히려 면역력이 높아지고 정서발달과 책임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애완동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적절한 위생관리, 그리고 사랑으로 관리한다면 임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원준(경상의대 산부인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