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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425)<185>박경리 동상, 그리고 북유럽 이야기(3)
정희성  |  raggi@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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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8  23: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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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내려 호텔에서 1박하고 다음날 바로 핀란드 헬싱키를 향해 버스로 이동해 갔다. 연도에는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교대로 우리 일행을 박수로 환영해 주는 것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군데 군데 와서 쌓여 있어서 자작나무는 눈을 불러들이는 나무로구나 생각했다.

순간 우리나라 시인들이 자작나무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는 아마도 백석의 시 <백화>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영향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작년에 수원 광교산 자락에 있는 고은 시인댁을 방문했을 때 정원에 한 백평 남짓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고은 시인도 꽤나 자작나무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통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북방 이미지인 자작나무와 흰 눈을 무턱대고 좋아하는 것일 듯싶었다.

필자는 열차로 지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끝없는 설원과 자작나무숲과 라라를 생각하며 한껏 러시아 이미지에 젖어들었다. 백석 시인이 <백화>라는 시를 남겼는데 백화는 자작나무를 말한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산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백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는 자작나무가 나오지 않지만 이미지는 북방의 산야를 상상할 수 있어서 자작나무가 필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 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다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헬싱키까지는 한 다섯시간쯤 가야하는데 필자는 그 시를 외우다가 갑자기 소주나 한 잔 하고 싶어졌다. 일행 중에는 남자가 5사람이지만 소주를 들이킬 사람은 진주 옥봉천주교회 장재빈(크리산도) 전임회장 등 두분 정도이지만 휴게소는 좀체 소주 분위기를 주지 않았다. 화장실을 다녀와 우리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선에서 자작나무 풍경을 기념했다. 그러면서 자작나무의 용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불 켜는 초를 만들고 장작으로 쓰면 자작 자작 탄다고 자작나무라 하고 수피는 지붕을 덮고 목재는 단단하여 농기구나 목조각에 쓰이고 나무의 즙은 자양강장과 피부병에 특효라는 것 등등 한 쪽에서는 그리고 치약에 들어가는 재료가 된다는 것을 거들어 보태었다.

우리는 어느새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닿았다. 이 수도에는 연중 축제가 벌어지는 도시이고 마켓광장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고 근처에는 대통령의 관저, 시청 등이 밀집되어 있다.도시가 청결하여 조화의 멋이 있다 하여 발틱의 아가씨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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