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의 일자리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일시론]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의 일자리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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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그리고 3D프린팅 등으로 대별되는 4차 산업혁명이 거침없이 거세게 엄습하고 있다. 이런 혁명의 도구들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폭 앗아갈 것을 염려하고 일부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현재 우리 일자리가 줄어드는 원인은 경제상황이 힘든 경기적 요인과 산업혁명의 전환기나 과도기에 나타날 수 있는 구조적 요인으로 봐야지, 4차 산업혁명으로 치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2005년 전후에 청년실업률은 독일과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두세 배씩 높았으나 2016년에는 우리가 독일에 비해서는 두 배, 일본에 비해서는 3배 정도 높게 나타난 점에서 유추 가능하다. 지금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한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미래에는 일자리에 대한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어제의 일을 오늘도 반복하는 그런 일자리는 거의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나날이 변화하고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무수히 생성될 것이다. 반복성이 요구되는 일은 장노년층도 할 수 있지만 변화와 새로움이 수반되는 일자리는 청년층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일과 일본의 청년일자리가 날로 느는 이유일 수 있다.

일하는 방식도 확 바뀌게 된다.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라는 일과시간 개념이 파괴되고 사무실이라는 고정 장소 개념 또한 완화될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과의 연계에 의한 서비스경제가 확대될 것이다. 동일한 공간에서 새벽과 오전 시간에는 커피음료를, 점심과 오후엔 햄버거를, 저녁시간대엔 치킨과 비어를 판매하게 된다. 이른바 플랫폼 경제라는 공유경제가 대폭 확산될 것이다. 선거기간 방송사들이 각자 사전출구조사를 했을 때보다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해 공유했을 때 오차범위가 아주 경미하게 되는 이치이다. 그러면서 플랫폼 체제는 고용형태와 임금지불방식을 크게 변모시킬 것이다.

일자리의 성격과 구조도 대변혁이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전지의 힘으로 달리는 무인 내지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예견되면서 택시기사들이 일자리를 우려한다.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높다. 그런데 기사들에게 인공지능 기술교육을 가르쳐 도로와 교통실정과 현장성이 높은 부문을 프로그램화해 인공지능으로 개발하게 한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올리고 생산성 증대를 통해 임금상승과 좋은 일자리 창출로 경제적 부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차가 한날 한시에 완벽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자율주행과 사람조작 승용차가 공존할 경우 도로체계와 표지판, 도로형태와 디자인, 도로운행 규칙과 습관, 사고시의 판단문제, 보험규정 등은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영역들에서의 새로운 일자리는 훨씬 더 많아질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지속적으로 기술혁신을 거듭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게 될 것이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관련교육을 계속 받아야만 사용에 무리가 없게 된다. 교육과 재교육 부문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파생된다.

결국 4차 산업혁명기에는 일하는 방식, 일자리 성격과 구조의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극복하려면 새로운 직업교육, 전문기능과 기술교육과 같은 교육혁신과 직업훈련이 습성화되어야만 한다. 변화에 빠른 대응과 능동적이지 못한 사람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증폭될 미래에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변화에 당당한 적응과 대응력을 갖추기를 당부하고 싶다.

 
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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