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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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기업 꿈꾸는 초밥 집 스키야바시 지로
 


일본에는 역사가 100년 넘은 기업이 2만 7300여개에 달하고, 1000년 넘은 곳도 7개나 된다. 창업한 지 100년이 넘은 오래된 기업이나 가게를 일본에선 ‘시니세(노포老鋪)’라고 부른다. 시니세의 대표들은 늘 ‘다마시이(魂·혼)’을 강조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려는 장인정신이다. 도쿄의 초밥 집 스키야바시 지로는 시니세는 아니지만, 1994년 헤럴드 트리뷴 인터내셔널 잡지에서 세계의 레스토랑 6위에 선정된 바 있다. 그리고 '미쉐린가이드' 도쿄 판이 처음 나온 2008년에 별 세 개를 받은 후 지금까지 계속 그 영광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 별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100여 곳에 불과하다. 아무튼 이 스키야바시 지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사 조엘 로부숑이 “세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먹고 싶은 레스토랑은 스페인의 엘 불리와 스키야바시 지로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방일하였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식을 했다.

오노지로는 1925년에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났다. 7살 때부터 현지 식당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요리를 배운 후에 도쿄에서 요리 수업을 받고, 1951년 초밥 장인이 되었다. 두 아들도 스시 장인이다. 장남인 오노 요시카즈는 스키야바시지로 본점의 주인으로 아버지를 지원하면서 가게를 처리하고있다. 차남 오노 다카시는 2003년에 독립하여 스키야바시지로 롯폰기 점을 열고있다. 또한 그의 수제자인 미즈타니 하치로도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쉐프다. 미즈타니 외에도 스시 하루타카의 다카하시 하루타카, 뉴욕의 스시 나카자와의 나카자와 다이스케, 스시 마스다의 마스다 레이 등도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수련했다. 다카하시와 마스다는 미쉐린 2스타 쉐프, 나카자와 쉐프는 뉴욕 타임즈 선정 최고 등급인 4스타를 받았다.

“나는 꿈에서도 초밥을 만듭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직업의식은 한 평생 업에 열중하는 장인정신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요리경력이 무려 80년이 넘지만 그는 지금도 식당 문을 열기 전에 반드시 30분씩 예행연습을 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한다. 초밥 쥐는 손을 보호하기 위하여 40대 이후 지금까지 사시사철 외출을 할 때는 장갑을 끼고, 무거운 물건도 들지 않는다. 예민한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담배는 물론 커피도 마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냄새 때문에 로션도 쓰지 않는다. 그는 마늘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일 년에 두 번뿐인 연휴 때만 먹을 정도로 평소엔 만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초밥의 재료도 시장에서 최상품만 종류별로 전문 상인에게서만 조달을 받아쓴다.

매입한 생선도 종류별로 각각 다른 온도에서 보관하고, 밥은 손님을 맞기 30분 전에 지어서 양념을 한 후 사람의 체온 정도로 식혀 사용한다. 그렇게 해야만 밥과 생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초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초밥을 쥘 때에도 식사 속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손님의 성별에 따라 크기를 달리하며, 손님이 오른 손잡이냐 왼손잡이냐에 따라 초밥을 놓는 방향을 달리 할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한다. 유명해지고 나서도 식당의 규모를 늘리지 않고 있다. 도쿄 긴자 역 지하에 ‘스키야바시지로’라는 초밥 집을 두고 있다.

자리가 10석 정도 밖에 없고, 화장실은 다른 가게와 공동으로 쓰고 있다. 오노 지로는 모든 좌석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올 수 있어야 손님을 최고로 모실 수 있고, 초밥은 카운터에서 먹어야 밥이 굳지 않은 최상의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이 깔려 있다. 미국의 영화감독 데이비드 겔브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스시 장인, 지로의 꿈>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였지만, 일본의 저명한 요리 평론가 야마모토 마쓰히로가 그에 관해 쓴 책의 제목이 <행복의 스시, 스키야바시 지로의 장인 예술>로 더욱 명성을 누리게 되었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오노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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