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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6월 항쟁 30주년이 던진 메시지
정영효(객원논설위원)
정영효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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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4  15: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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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에서 대한민국만큼 사회의 대변혁을 가져왔거나 국가의 운명까지 뒤바꾼 혁명이나 항쟁을 많이 겪은 나라는 드물다. 건국 이후 우리나라는 반민주·독재 정권과 국민 간에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항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혁명, 10월 부마항쟁, 5월 광주항쟁,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 등등. 이 밖에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잊혀진 항쟁들까지 포함하면 너무 많다. 100년에 겨우 1번도 채 터지지 않는 혁명과 항쟁이 두 세대(한 세대 약 30년)만에 다른 나라에서 수백년간 발생한 것보다 더 많았으니 너무나 숨가쁘고 굴곡이 심한 역사를 가진 나라다.

1960년 4월 혁명은 부정부패와 독재의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렸다. 1979년 10월 부마항쟁은 유신독재 정권의 종말을 가져오게 했다. 그후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전두환 군사정권을 굴복시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다. 그리고 2017년 3월 촛불혁명은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정권을 탄핵했다. 이같은 위대한 국민의 승리는 열사들이 고귀한 목숨과 맞바꾼 대가였고, 시민·학생 등 국민이 큰 희생을 치른 다음에 얻어낸 결과다.

이런 와중에 2017년의 6월은 예년과 다르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10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던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은 국민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4월 혁명에서 부마항쟁과 광주항쟁에 이어 6월 항쟁과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혁명과 항쟁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와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를 동시에 실현할 것을 요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지금 혁명·항쟁 정신의 실현은 절반도 채 성공하지 못했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성숙됐다고 조심스럽게 자평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는 혁명과 항쟁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퇴행된 상태다. 혁명과 항쟁 이후 불평등이 없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 국민의 삶이 편안한 나라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불평등은 더 고착·심해졌으며, 정의는 사라지고 편법과 불법이 판치면서 국민의 삶이 더 고단해지는 나라가 됐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나라, 가난이 대물림되고 부자가 세습되는 사회, 희망이 없는 절망의 나라가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2017년 6월은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그래서 2017년 6월은 국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다. 혁명·항쟁 정신인 ‘제도와 내용의 민주주의’ 모두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내용면에서의 민주주의’가 결코 나아지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땀과 피를 흘리고, 목숨까지 바쳐가며 쟁취한 ‘민주주의’는 아직까지 미완 상태다. ‘제도와 내용에서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6월이 보낸 메시지는 완전한 민주국가를 실현하라는 명령이다. 국민들이 이제 더 이상 혁명이나 항쟁·투쟁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민주국가를 건설하라는 것이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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