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
김태형(한국남동발전 차장(ASME·KEPIC위원))
남미 여행
김태형(한국남동발전 차장(ASME·KEPIC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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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최근 남미의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 오래지만, 그래도 남미라는 곳은 조금은 여행하기가 힘든 지역이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2일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은 물론이거니와 안데스산맥의 4000m가 넘는 고원지방은 건강한 사람도 견뎌내기 힘든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힘든 일정에도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신비한 풍광을 목격할 때면 인간으로서 한없이 초라해짐을 느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런 기회가 주어져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황야지역의 어느 민가에서는 난방 하나 되지 않은 벽돌집에 작은 침대 하나에 호롱불만 켜 놓고 사는 나이든 촌부를 보았을 때, 우리가 보기엔 한없이 초라하고 불편한 일상인데, 이들이 짓는 미소로 미루어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도 된다. 언젠가 소국인 부탄의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보도를 접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그들은 평생 산 아래의 다른 이들의 삶과 문명이 발달한 나라의 삶을 보지 못했고, 따라서 비교대상이 없는 탓에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아마도 안데스의 고산지대에 사는 이들 또한 그들의 방식이 전부인 듯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삶은 어떠한가. 현대인들은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항상 다른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한편으로는 마음속에 항상 공허함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세계 여러 곳을 다니게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건 그리 어렵지가 않은데, 이번 일정에서는 비행 중 우연히 만난 캐나다에 거주하는 가톨릭 신부님 한분과 브라질에서 만난 세계여행 중인 어느 은퇴한 부부가 전부였다.

이 부부는 배낭 하나 등에 메고 벌써 한 달째 남미 이곳저곳을 다니는 부부로, 남미가 초행길인 우리에게 여러 가지 묻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멋져 보였다.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내 은퇴 후의 삶도 이들 부부와 비슷하게 그려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됐다. 주변에서 항공편과 숙소만 예약을 한 상태에서 아내와 어머니와 함께한 이번 남미 여행. 걱정을 많이 해주셨지만, 모두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를 하게 돼 더없이 감사하다.

 

김태형(한국남동발전 차장(ASME·KEPIC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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