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대학에서의 인터넷강의 바람직한가
오창석(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아침논단]대학에서의 인터넷강의 바람직한가
오창석(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8 17: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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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에서는 강의실에 출석하여 수업을 듣지 않고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인터넷 강의가 인기를 끌면서 확산되고 있지만, 인터넷 강의의 질과 대학교육의 황폐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인터넷 강의는 여러 가지의 장점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학생들이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일주일의 기간 중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도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시간을 효율적이고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교실수업의 텍스트 중심 수업을 넘어서서 다양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활용한 통합적인 학습 자료를 제공할 수 있고, 운영방법에 따라서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 또는 학습자들 상호간에의 소통과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대학 간의 학점교류나 공개강의에 대한 공유를 통해 다른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소속 대학에 개설되지 않은 강의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이 수강신청시에 인터넷 강의를 우선 신청하다보니 특정 인기강좌에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이러한 강좌는 수강신청이 시작되자마자 마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대학 측에서는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인기강좌의 수강인원 확대나 분반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필수적으로 이수하여야 할 기초과목이나 전공과목이 수강신청의 저조로 폐강되는 사례가 나타나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대학에서의 교육이 학생들의 편의위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대학의 본질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의 인터넷 강좌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공개 가상강좌 현황이 대학 정보공시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교육부의 대학개혁 정책이나 각종 국책사업 선정 시평가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 측에서는 강사료 절감을 위해서 전임교원의 강의를 확대하거나 온라인 강좌를 통한 대단위 강좌 개설을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인터넷 강의가 증가하면 부족한 강의실문제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강의실 확충에 필요한 예산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인터넷 강의를 권장하면서도 제작을 위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인터넷강의가 후진적 시스템 속에 제작되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강의영상의 품질과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강의를 신청하는 학생들 중에는 인터넷강의 자체에 큰 기대를 가지지도 않고 인터넷강의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학생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인터넷강의를 선호하는 이유는 인터넷 강의의 편의성 때문이다. 교수의 입장에서도 한번 제작한 강의를 수정 없이 몇 년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강의부담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또 교수업적평가시에도 인터넷강의에 대한 가점이 있기 때문에 주로 교양강좌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인터넷강의가 최근에는 전공과목으로까지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인터넷강의가 확산되는 원인은 편의성을 추구하는 학생과 교수, 그리고 비용절감을 원하는 대학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하여 일반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케이무크(K-MOOC)와 같은 인터넷강의는 적극 권장할 일이지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강의가 대학교육의 본질을 흐릴 정도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창석(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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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 2017-06-21 11:47:59
ss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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