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
[경일시론]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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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충격적인 신문기사가 있었다. 50대 초반의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후 어느 시골마을 빈집에 데려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시신을 불태우다 잡혔다는 기사이다.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가정폭력에서 한층 더 나아가 이제는 아예 아내를 살해하고, 불태우기까지 한다고 하니 차마 언급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일이다. 물론 이처럼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사건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들어 어떤 유형으로든 남편이 아내를 죽이거나 아니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빈번히 일어난다는 점이다.

단언컨대 위의 사건에서 절대로 하루아침에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려고 마음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두 사람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점점 그 틈이 갈라지고, 마침내는 메울 길 없는 상태가 되면서 그런 끔찍한 사건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든, 아내든 배우자를 살해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부부가 결혼을 할 때에는 행복하기 위해서다. 물론 행복이라는 주관적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차이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사랑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결혼 초에는 행복을 느끼며 계속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부부들이 어느 순간부터 삐걱거리게 되는 것일까. 갈등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이해해야 할까. 이런 점과 관련해 블루드(Blood)라는 학자는 결혼생활이 갈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4가지 부부간의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는 부부간의 친밀감이다. 일반적으로 공적생활에는 자신의 바람직한 특성만을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부부관계에서는 친밀하다는 이유로 개인의 모든 특성을 노출하게 된다. 따라서 배우자의 단점을 알게 되고 비난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둘째는 부부간의 항구성이다. 아무리 참기 어려운 일도 며칠은 참을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이 끝없이 계속될 경우에는 참을 수 없게 된다. 결혼생활이란 며칠 만에 끝나는 일이 아니므로 자극적인 일이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부부간의 경쟁심이다. 부부는 그들의 애정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충분하지 못한 자원, 특히 금전사용에서 많은 경쟁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일정한 가계소득에서 한 사람이 많이 차지한다는 것은 배우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부부간의 가변성이다. 부부가 어떤 상황에 잘 적응하는 방법을 익혔다 하더라도 결혼생활의 내용은 매일 변화한다. 따라서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부부에게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갈등해결을 위해 부부가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부부간의 갈등해결을 위한 조건은 성숙, 사랑, 집중이다. 부부는 성숙된 성격과 사랑을 가지고 배우자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또한 갈등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가지기 위해서 부부는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야 할 것이다. 대화를 통해서, 또는 수영이나 탁구, 볼링 등의 스포츠를 함께 즐기는 것을 통해서 부부공동의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부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부가 각방을 쓰고 있다는 비율이 52%로서 과반을 넘겼다는 기사가 보고됐다. 부부가 각방을 쓴다는 것은 공유부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해서는 한방을 쓰면서 더 많은 공동의 활동이나 취미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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