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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47>괴산 산막이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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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0  01: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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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호에 형성된 대한민국지형.


◇테마가 담긴 산막이 옛길

한번 다녀오면 3년 동안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하여 ‘3년 무병장수길’, 임산부의 산모 운동을 위한 산책길로서 적합하다 해서 ‘임산부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산막이 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에서 산막이마을까지의 4㎞ 구간으로, 1957년 건설된 괴산 수력발전소 댐 건설로 인해 형성된 괴산호를 따라 조성된 숲길이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막혔다는 산막이마을, 그 마을을 드나드는 산막이 옛길은 자생하는 식물과 바위 등 26가지에 이름과 테마를 붙여 만든 호반길이다. 국민체력센터(원장 이준기) 명품 걷기 클럽인 ‘건강 하나 행복 둘’ 회원들과 함께 힐링여행을 떠났다.

산막이 옛길은 2011년 11월에 일반에게 개방되었는데, 매년 수많은 탐방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한번 찾아온 사람들은 산막이 옛길이 왜 이처럼 전국적인 걷기의 명소로 꼽히고 있는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산막이 옛길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맨 먼저 참나무 연리지를 만난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한 나무처럼 합쳐져 있는 이 연리지는 H자 모양의 특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옛날부터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이 연리지는 남녀가 이 나무 앞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서로의 사랑을 기원하면 그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다. 남근석이 있는 고인돌쉼터를 지나 오래 전부터 궁금하게 여겨왔던 정사목을 찾아갔다. 두 그루의 암수 소나무가 적나라하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한 이 정사목(情事木)은 천 년에 한번, 십억 그루 중에 하나 나올 정도로 희귀한 ‘음양수’로서 나무를 보면서 옥동자를 기원하면 그 뜻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생겨났을 정도다. 약간은 망측스럽기도 한 기이한 형상의 남녀 소나무를 뒤로 하고 소나무동산에 있는 출렁다리로 향했다. 소나무와 소나무를 연결하여 만든 기다란 출렁다리를 걸어가면서 맛보는 짜릿한 스릴은 건너가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맛을 모를 것이다. 스릴을 만끽한 뒤에 원시림처럼 우거진 숲길을 좀 지나자, 호랑이굴과 매바위, 그리고 산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여름철 갑자기 내리는 여우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잠시 쉬어갔다는 여우비바위굴을 지날 땐 동화 속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고양이 걸음으로 숲길을 걸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앉은뱅이가 지나가다 물을 마시고 병이 다 나아 걸어서 갔다는 앉은뱅이약수터에는 사람들이 참나무 밑동의 작은 구멍으로 흘러내리는 약수를 마시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 소나무동산에 있는 구름다리.


◇웃음과 낭만이 배어 있는 명품길

괴산호 호숫가에 나무데크를 설치한 산막이 옛길은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조성된 친환경적인 길이다. 호수와 숲, 그리고 이야기와 옛사람들의 삶이 잘 어우러져 있는 명품 힐링길이다. 호수물이 닿을 듯한 곳에 이르자 삼신바위가 다정하게 서 있었다. 아주 오랜 옛날 경치가 빼어나고 물살이 빠른 이곳 살여울에서 해, 달, 별 삼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삼신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애기를 점지해 달라고 삼신바위에 치성을 드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영험이 있다고 한다. 다래숲동굴과 진달래동산, 가재연못을 지나자 떡메인절미체험관이 있었다. 계곡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체험장 옆, 많은 사람들이 체험을 기다리면서 출출한 시장기를 인절미로 달래고 있었다. 호숫가 출렁이는 물결과 호수 건너편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바라보며 준비해 간 주먹밥을 먹었다. 옛날 산막이길을 다니던 초동들이 무거운 지게를 받쳐 두고 주먹밥을 먹던 자리였을지도 모르는 곳에서 탐방객들은 호수면 맑은 물결을 한 꺼풀 벗기며 다가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친 우리는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먼발치에 보이는 산막이 나루를 지나 산막이 마을로 들어섰다. 오래된 소달구지 한 대가 길가에 쉬고 있고, 그 옆에 수령 200년이나 된 당산나무가 있었다. 당산나무는 주로 느티나무나 팽나무, 소나무인데 비해 특이하게도 밤나무를 당산으로 모시고 있었다. 조선시대 산막이 마을 사람들이 심어놓은 이 밤나무는 그 동안 마을 주민들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해 왔다고 한다. 길 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어 지금도 많은 탐방객들이 자신의 소망 하나씩을 천조각에다 적어 당산나무 앞 왼새끼로 꼰 금줄에다 걸어놓고 가곤 했다. 옛날 달구지 길을 걸어서 노수신의 유배지에 후손이 세워놓은 수월정을 지나자 곧 바로 연하협구름다리가 나왔다. 2016년에 개통한 이 구름다리는 ‘산막이 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이어주는 다리다. 어쩌면 초동과 양반이 서로 소통하는 다리란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다리가 놓인 이후에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하니 소통이 참 좋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초동들이 지겟다리 두들기던 산막이 옛길은 그 모퉁이마다 이야기와 웃음, 낭만이 밴 명품 힐링길로 변해 있었다.

 
   
▲ 산막이길과 양반길을 잇는 연하협구름다리.


◇초동과 양반이 소통하는 상생의 길

구름다리를 건너자, 바로 양반길이 나타났다. 말과 가마가 다니는 탄탄대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찾은 양반길, 달천 위로 놓인 양반길 출렁다리를 건너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산막이 옛길과는 달리 양반길이 오히려 상그러웠다. 하지만 맑은 물이 그득하게 고인 괴산호 물을 바라보며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숲길을 걸어가는 걸음걸음엔 신명이 묻어났다. 아슬아슬한 선유대에서 바라본 호수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건너쪽 잘 생긴 사모바위(신랑바위)가 달천 위에 우뚝 솟은 선유대(신부바위)의 이뿐 자태를 바라보는 모습, 신랑 신부가 달천을 사이에 두고 긴 세월을 물밑에 어린 그림자만 바라보며 그리워했을 것을 생각하니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아름다운 숲길인 양반길이 사색과 명상을 하기에 알맞은 길인 반면에, 산막이 옛길은 마을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깃들어 있어 옛조상들의 눈물과 웃음, 먼지 이는 팍팍한 삶의 길이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산막이 옛길과 양반길 사이에 놓인 소통의 구름다리가 땔나무꾼인 초동(樵童)과 양반을 함께 어우러지게 한 것처럼, 소통이 이루어진 두 길이 이 시대를 걸어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힐링을 건네는 상생의 길이 되길 기원해 본다.

/박종현(시인·경남과학기술대 청담사상연구소 연구원)




3 산막이마을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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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임신을 기원하는 삼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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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1 17: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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