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진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에 주목하라
강길선(진주시의원)
[의정칼럼] 진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에 주목하라
강길선(진주시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7.06.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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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7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는 ‘창의도시’와 관련한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예술인, 시민 15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진주시가 유네스코 민속예술 창의도시로 선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제학술토론회가 개최된 것이다. ‘창의도시’라는 말도 생소하고 진주시에서 국제적인 석학까지 다수 초대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는 일도 생소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진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민속예술 창의도시는 생소한 만큼 설레고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고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대량생산 대량판매 방식의 근대 도시들이 몰락하면서 더 이상 소수의 대도시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가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네스코는 지역민 스스로가 사랑하는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며 인재까지 육성하고 문화를 재생산하며 산업측면에서도 지속가능한 도시문화를 창조하고자 이러한 도시들을 지원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진주시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로 갖고 있는 진주삼천포농악과 진주검무, 이미 전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며 자립능력까지 증명하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에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진주 솟대쟁이, 그 외에도 진주 한량무, 진주 교방굿거리, 진주 포구락무 등 다양한 민속예술과 교방예술이 전승돼 왔다. 특히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여성만이 주도하는 논개를 위한 제의인 의암별제, 집요한 노력 끝에 복원해낸 진주 오광대 등은 독특함과 창의성이 눈부신 진주의 민속예술 자산이며, 무엇보다 진주시는 이를 ‘축제’라는 커다란 그릇에 담아내어 진주시민들은 물론 경남권 주민, 더 나아가 전 국민과 세계인들까지 함께 즐기며 소비하는 근대적 문화공간을 창출해냈다는 강점이 있다. 이 같은 진주시의 잠재력과 강점은 유네스코 민속예술 창의도시 선정에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과거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도전했던 도시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먼저 지자체장과 행정공무원들의 추진력으로 전시적인 효과만을 위한 선정과정에 뛰어들었던 사례들을 보면 선정 이후의 창의도시로서의 비전이나 목표를 갖지 못해 선정의 의미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고, 또 시민들의 공감이나 참여 없이 추진한 경우 지자체장만 바뀌어도 모든 과정이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그러한 점에서 음식으로 창조도시 인정을 받았던 전주가 비단 음식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전주는 전주음식을 전주의 전통, 문화, 예술, 조리법, 맛, 멋, 한옥, 매너, 한복 등 다양한 정신요소와 융합해 창조적 문화상품을 만들어 왔고 또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해당 자치단체장의 강력한 의지 없이 이뤄진 예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학술대회를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진주시장의 의지만큼은 확실하다는 것과 또 한 번의 기적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었다. 문화 창의도시는 단순히 전통문화를 복원하는 의미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정체성을 하나의 도시 경쟁력으로 키워 한 도시가 백년, 천년을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주시가 천년의 문화명품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유네스코 창의도시 도전에 공무원, 정치인, 시민 모두가 정견과 정파를 뛰어넘어 하나로 뭉쳐야 할 이유다.
 
강길선(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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