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65세 신인상 '지구특파원' 손석만씨
월간문학 65세 신인상 '지구특파원' 손석만씨
  • 김귀현
  • 승인 2017.06.20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석만 시인.

 

한국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제142회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상은 손석만(65) 씨에게 돌아갔다.

손 시인은 총 5개 작품을 투고해 그 중 당선작 ‘지구특파원보고서1’로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지구를 수목원으로, 사람을 하나의 묘목인듯 그린 시다.

손 시인은 당선 소감으로 “늦은 나이에 시 공부를 시작해 6월에 피는 장미꽃처럼 열정을 다했다”고 말했다.

‘여기는 지구온실입니다// 사람들은 이파리마다 안테나를 달고 스마트폰에 수경재배 되고 있습니다/ 안테나 마디마디에서 광합성을 소통하며/ 소통에 중독되어 1시간이라도 부재하면 벤조디아제핀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구특파원보고서1’)

손 시인은 무학력이었다. 어린시절 가장 가까웠던 것으로 지게를 떠올렸다. 편찮은 아버지의 무게를 짊어지면서도 시인의 꿈은 버리지 못했다.

시장에 나서 ‘아이스께끼’ 상자를 멨고, 밥만 먹여주는 일자리서 날을 이어가기도 했다. 농부로도 오래 살았지만 눈에 띄는 성공은 못했다. 농기구를 내려놓고 덤프트럭 일에 뛰어들었지만 IMF 사태가 터졌고, 어렵게 마련한 집을 처분해야 했다.

그 사이 아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시내버스를 오래 몰았다고 했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도록 학교 문턱은 밟을 수 없었다.

한숨 돌릴 쯤 그는 학교로 되돌아갔다. 벌써 10년 전이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방송대를 졸업하면서 다시 꿈을 꿨다. 열 살 무렵에 한글을 뗐다던 그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가정교사를 도맡았다. 당선 소식을 들은 아들은 ‘당선 축하금’이라며 250만 원을 건넸다.

손 시인은 “생활의 무게와 나이듦은 꿈도 흐려지게 만들었다. 때때로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신조도 흔들렸다”면서도 “끝내 이뤘다. 나와 같은 이들이 오래 품은 꿈을 놓지 않길 바란다”며 웃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