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제142회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상은 손석만(65) 씨에게 돌아갔다.
손 시인은 총 5개 작품을 투고해 그 중 당선작 ‘지구특파원보고서1’로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지구를 수목원으로, 사람을 하나의 묘목인듯 그린 시다.
손 시인은 당선 소감으로 “늦은 나이에 시 공부를 시작해 6월에 피는 장미꽃처럼 열정을 다했다”고 말했다.
‘여기는 지구온실입니다// 사람들은 이파리마다 안테나를 달고 스마트폰에 수경재배 되고 있습니다/ 안테나 마디마디에서 광합성을 소통하며/ 소통에 중독되어 1시간이라도 부재하면 벤조디아제핀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구특파원보고서1’)
손 시인은 무학력이었다. 어린시절 가장 가까웠던 것으로 지게를 떠올렸다. 편찮은 아버지의 무게를 짊어지면서도 시인의 꿈은 버리지 못했다.
그 사이 아들은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시내버스를 오래 몰았다고 했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도록 학교 문턱은 밟을 수 없었다.
한숨 돌릴 쯤 그는 학교로 되돌아갔다. 벌써 10년 전이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방송대를 졸업하면서 다시 꿈을 꿨다. 열 살 무렵에 한글을 뗐다던 그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가정교사를 도맡았다. 당선 소식을 들은 아들은 ‘당선 축하금’이라며 250만 원을 건넸다.
손 시인은 “생활의 무게와 나이듦은 꿈도 흐려지게 만들었다. 때때로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신조도 흔들렸다”면서도 “끝내 이뤘다. 나와 같은 이들이 오래 품은 꿈을 놓지 않길 바란다”며 웃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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