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기획/특집
이맛 저맛 제맛 <1>진주 냉면[편태호 시민기자] 묵은 간장 쓰던 옛맛 그리워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6.22  23:52:2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음식 이야기 ‘이맛 저맛 제맛’은 일식전문점 ‘시천’ 편태호 대표의 취재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음식이야기를 올 한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냉면’, 특히 진주 사람이면 이 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이는 지역의 이름이 붙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주냉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냉면하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등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만, ‘진주냉면’도 그 이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성을 얻고 있다. 이는 평양냉면은 물냉면,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으로 규정되는 지역별 개성을 가진 맛과는 또 다른 맛을 ‘진주냉면’이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육류를 냉면육수의 재료로 사용하는 기존의 냉면과는 달리 ‘진주냉면’은 디포리, 멸치, 홍합, 바지락 등 제철의 갖은 해산물로 뽑은 육수와 고기육수를 적정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그 맛이 느끼하지 않고 감칠맛이 더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고명으로 쇠고기육전, 실고추, 석이버섯, 달걀지단 채 등 다양하게 사용해 보기에 밋밋한 다른 냉면과 달리 비주얼 면에서도 화려하다. 일반적인 냉면의 면발은 감자전분을 주로 사용하는데, 진주냉면의 면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에 메밀을 적정량 섞어 만들어 탱탱한 식감을 살리면서 전통적인 메밀면의 맛을 살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든 진주냉면의 맛 스타일이 진주냉면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현 시대의 입맛에 맞게끔, 그리고 남다른 맛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재창조되었다는 의견과 진주 주위지역의 냉면 제조방식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983년에 발간된 뿌리깊은나무 한국의 재발견 경상남도 편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이 지방에 전해 오다가 지금은 사라져 버린 음식으로 진주냉면이 있다. 진주비빔밥은 본디의 맛을 절반도 채 되살리지 못하나마 그런대로 맛을 볼 수 있는 음식점이 여럿 있지만, 진주 냉면을 하는 음식점은 없어진 지 꽤 오래 되었다. 예전에는 잠자기 전에 배가 출출하면 꼭 이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난 뒤에야 잠이 들었다는 이곳 토박이들의 말에 따르면, 진주 냉면은 쇠고기 장조림을 할 때 생기는 국물을 탄 물에 메밀로 만든 국수를 말아 넣고 밤과 배를 채로 썰어 넣은 뒤에 갓 구워낸 두부 전을 얹어 먹는다. 진주냉면은 돼지고기나 쇠고기 그리고 얼음을 넣지 않는 점이 평양냉면과는 다른데 반드시 해를 묵힌 간장으로 국물의 간을 맞추었기 때문에 그 맛이 담백하고 시원했다고 한다. 메밀이 비싸지고 해를 묵힌 장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 진주냉면이 사라졌다고 서운해 하는 진주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진주냉면의 맥은 일찍이 끊어졌다고 보여지며 구전되는 냉면의 형태를 보아도 지금의 진주냉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금처럼 육전이 듬뿍 올라가고 실고추, 계란지단 등 화려한 고명을 올린 냉면의 모습은 진주가 아닌 사천 지역에서 팔던 냉면의 모습과 많이 흡사하고 1995년 무렵 부산의 한 방송사가 진주향토음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진주의 몇몇 공무원들과 상인들로 인하여 이 사천냉면이 진주냉면 화 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최근 먹거리 방송의 붐으로 올바른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특정 지역의 이름을 붙인 전통적인 음식들의 역사적인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전통음식들의 재조명이 반드시 요구된다.

편태호시민기자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