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행복 선물하는 ‘진양호 노을공원’
류형창(남강댐관리단 발전관리차장)
[특별기고] 행복 선물하는 ‘진양호 노을공원’
류형창(남강댐관리단 발전관리차장)
  • 경남일보
  • 승인 2017.06.1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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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에 근무한지 20년이 흐르고 있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지만, 몸은 어느덧 40대 후반. 우리나라 인구 중 단일연도 최다 출생자를 기록하고 있는 1971년 신해생 돼지띠다.


얼마 전 뉴스나 인터넷에는 이런 얘기가 많았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졌고, ‘부모님을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에게서 독립해 노년을 스스로 꾸려 나가는 첫 세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58년생 전후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현역에서 은퇴할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 그로 인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숙련공들이 근로현장에서 대거 떠난다는 이야기다.

그럼 우리세대는 어떨까.

청소년 시절에 ‘X세대’로 불리기 시작했고, 동년배의 인구가 많은 탓에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에서 꽤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했으며, 대학만 졸업하면 저절로 취업이 되는 시절을 마감하고 혹독한 IMF 외환위기를 맞아 치열한 취업전선을 통과해야 했던, 나아가 결혼이라는 제2의 인생도 만만치 않은 시대를 거쳐온 것 같다.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어릴 적 친구들 중에는 농사를 지으며 사는 이가 제법 있고, 다문화가정을 이룬 이도 있으며, 아직 결혼하지 않은 채 자의반 타의반 독신으로 지내는 이도 여럿이다. 굳이 71년생 돼지띠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나름 치열한 삶이지 않았나 싶다.

뜬금없이 내 나이를 돌아보며 생각을 끼적여 보는 건 지난 주말에 찾은 ‘진양호 노을공원’에서 새삼스러운 발견을 한 탓이다.

내 일터 ‘남강댐관리단’은 진주의 명소 중에 명소인 진양호 노을공원의 한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근무해 보았지만 여기만큼 아늑하고, 낭만적이고, 운치 있는 곳이 있었던가 싶다. 그 배경에는 단연 노을공원이 있다.

노을공원은 이른 봄부터 추운 겨울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바꿔가며 시민들과 진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연인에겐 데이트 장소, 가족에겐 휴식공간일 뿐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에겐 멋진 약속장소다.

낭만이 살아 있는 시를 읽으며 산책할 수 있는가 하면 호수를 바라보는 노을예술마당에선 지역 예술가들의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뿐이랴. 공원 전체에 제공되는 와이파이(무선 데이터 전송시스템) 덕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포켓몬’ 게임 속으로 빠져든다.

공원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남강댐 물문화관’에 들르면 지나온 남강댐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노을이 질 무렵 이곳 전망대에서 진양호를 바라본다면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

여기에 4월부터 11월까지 매 주말이면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열리니 노을공원은 그야말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이야깃거리를 몽땅 제공하는 셈이다. 이렇게 훌륭한 노을공원을 곁에 뒀다고 생각하니 흐뭇하다.

노을공원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내 나이를 반추해본 직접적인 계기는 사실 따로 있다. 바로 공원광장 바닥에 있는 그림이다. 거기엔 ‘땅따먹기’ 놀이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그림을 보며 옛 추억에 젖는 건 비단 나뿐 아닐 터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지만, 그 시절을 돌아보며 오늘의 행복을 일깨워준 곳, 진양호 노을공원이다.

 

류형창(남강댐관리단 발전관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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